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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일 기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에너지 음료’를 찾고 있다.
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에너지 음료 매출은 지난 2022년 이후 50% 급증했다.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의 내수시장은 붕괴됐지만, 에너지 음료만큼은 반대 양상을 보인 것이다.
에너지 음료는 카페인과 타우린이 다량 함유돼 있으며 순간적으로 집중력을 높이고 피로를 해소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전선에서 에너지 음료에 의존하며 버티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한 군인은 매체를 통해 “아침에 일어나면 에너지 음료부터 마신다”며 “당신이 40㎏에 달하는 장비를 들고, 3일간 먹지도 자지도 못한 채 7㎞를 걸어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 이걸 마시지 않으면 힘을 어디서 끌어오겠느냐”고 토로했다.
이러한 이유로 우크라이나 최전선 군인들은 에너지 음료를 물물교환 화폐로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음료 업체도 늘어난 에너지 음료 수요를 반영해 ‘애국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일례로 IDS우크라이나는 작년 1월 우크라이나어로 자유와 의지를 의미하는 에너지 음료 ‘볼랴’를 출시한 뒤 4만캔을 군대에 기부했다.
여기에 맥주 등 다른 음료를 주력 상품으로 하는 업체도 에너지 음료 제조에 뛰어들고 있다. 덴마크에 본사를 둔 맥주 업체 칼스버그는 작년부터 우크라이나에서 에너지 음료 ‘배터리’ 제조를 시작했다.
다만 카페인 과다 섭취로 인한 건강상 문제는 우려된다. 미국심장부정맥학회 공식저널(Heart rhythm) 3월호에는 유전성 심혈관 질환을 앓는 환자는 카페인이 들어있는 에너지 음료를 마신 뒤 12시간 내 급성 심정지 발생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육군 하사는 “심장 질환을 앓고 있던 나이 많은 병사 중 한 명이 지난겨울에 사망했는데, 부대에서 하루 에너지 음료를 10캔씩 마시던 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그는 에너지 음료를 손에 든 모습으로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고 언급했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현재까지 ‘논스톱’, ‘핏불’ 등 저렴한 우크라이나산 에너지 음료 판매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오스트리아산 ‘레드불’과 미국산 ‘몬스터’도 인기도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