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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005930)는 업계 최초로 고용량 512GB CXL D램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개발 솔루션인 ‘CXL 메모리 익스팬더’를 내놓은 지 1년 만의 성과다. 메타버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의 활용 분야가 늘어나면서 처리해야 하는 데이터의 양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기존 인터페이스로는 D램 용량의 제약을 받는 한계가 있다. 설계상의 한계 탓에 가정용 데스크톱 PC엔 4개, 데이터센터 등에서 활용하는 서버용 컴퓨터엔 16개의 D램 모듈을 붙이는 게 고작이다. 이는 중앙처리장치(CPU) 1개당 사용할 수 있는 D램 모듈이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D램의 용량을 늘리려면 CPU를 새롭게 추가해야 하는데 비용과 전력소비가 늘 수밖에 없다.
반면 CXL D램은 메인 D램과 병행해 서버 한 대당 메모리 용량을 수십 테라바이트(TB) 수준으로 확장할 수 있다. 2차선 도로를 4차선, 8차선으로 확장하는 효과와 비슷하다. CXL D램은 기존의 대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에 적용되는 PCIe 5.0 인터페이스와 폼팩터를 활용해 CPU 추가 증설 없이 D램 용량을 늘릴 수 있다. 기존 서버 구조를 통째로 바꾸거나 교체하지 않고도 인터페이스 개선만으로 시스템 용량을 늘리는 게 가능해진 것이다.
‘데이터 병목’을 획기적으로 해결했기 때문에 데이터 지연 시간도 줄었다. CXL D램은 기존 메인 D램과 같은 공간을 공유함으로써 대역폭과 용량을 획기적으로 확장할 수 있고 결국 데이터를 고속으로 처리하는 연산 성능도 개선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CXL D램의 메모리 용량은 기존보다 4배 크게 확장했고, 주문형 반도체(ASIC) 기반의 컨트롤러를 탑재해 데이터 지연 시간을 기존 제품 대비 5분의 1로 줄였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CXL 컨소시엄 이사회에 참여해 글로벌 주요 데이터센터, 서버, 칩셋 업체들과 차세대 인터페이스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을 확대해 가고 있다. 기술·제품 개발을 위해 CPU, 메모리,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업계가 CXL 컨소시엄에 참여해 활발하게 논의를 진행 중이다.
박철민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신사업기획팀 상무는 “CXL D램은 AI, 빅데이터 등의 서비스를 혁신적으로 향상시키고, 향후 차세대 메모리로 확장될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CXL 메모리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해 갈 수 있도록 고객, 파트너들과 함께 기술 표준화를 적극 추진하고, CXL 메모리 솔루션을 확대해 차세대 메모리 시장을 주도해 나가겠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