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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A, 중소기업 매출 올리는 착한 협치 '성공적 안착'

정시내 기자I 2016.10.10 11:06:48
[이데일리 e뉴스 정시내 기자] 20대 국회의원 선거 직후 협치가 중요 키워드로 자리잡았다.

이에 서울시 전반에 협치가 뿌리내려 가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올해 초 협치서울협의회와 협치서울추진단을 구성해 실질적인 협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7월 열린 서울 협치시정 시민 대토론회에서는 서울시민, 공무원, 전문가 등 300여명이 모여 △환경 △복지 △도시재생 △청년 등 6개 영역 23개 시민 제안에 대해 토론하고 그 토론결과를 시장에게 집적 제안하기도 했다. 채택된 제안은 정책토론회를 거쳐 내년도 시정에 반영될 계획이다.

협치가 성공적으로 정착된 곳은 명동 만화의 거리를 들 수 있다. 명동은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서울 최고의 번화가이자 대표적인 관광 명소였다. 하지만 고유의 멋과 정체성을 잃고 소수 품목 중심의 쇼핑가로 인식되면서 점차 외면받았다. 이에 명동의 위상을 높이고 골목 상권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시작된 것이 바로 문화콘텐츠가 결합된 만화의 거리 ‘재미로’ 조성사업이었다. SBA는 적극적인 협치를 위해 지역주민, 골목상인, 창작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인 추진협의체를 구성했다.

명동역 3번 출구의 삭막한 골목이 지금의 만화 캐릭터 간판과 조형물로 꾸며진 만화의 거리가 되기까지는 수 많은 갈등과 소통의 산을 넘어야 했다. 첫 시작은 간판 개선 사업이었다. 기존 간판을 디자인 간판으로 바꾸기 위해 골목 상점들을 찾아갔지만 변화의 필요성을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포기란 없다. 정기적인 동네 반상회, 찾아가는 설명회 등 직원들의 발로 뛰는 노력 끝에 공통의 목표를 공유했고, 오늘날 만화의 거리 ‘재미로’가 탄생했다.

SBA 직원들은 직접 발로 뛰며 명동역 3번 출구의 골목상인을 설득하고 각계 전문가, 창작가, 중소기업을 만나 공감대를 형성했다. 또한 조성단계부터 결정단계까지 참여를 촉진시키고자 주민반상회를 열어 지역주민들의 니즈와 크고 작은 의견을 거리 곳곳에 반영했고, 주민설명회도 상시적으로 개최하여 간판 개선사업, 재미로 축제 프로그램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함께했다.

명동 만화의 거리를 일으킨 지역 커뮤니티는 여전히 협치를 실행하고 있다. 그 예로 매년 개최되는 ‘재미로 놀자’ 축제를 들 수 있다. 축제위원회인 SBA, 재미로 상인, 창작가, 애니센터 입주기업 등이 모여 지역주민과 함께할 수 있는 축제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기획하고 결정한다. 최근에는 인근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브랜드가 약한 중소기업 우수상품을 선정하여 인증마크를 부여하는 ‘하이서울 우수상품 어워드’도 선도적인 협치를 바탕으로 추진된다. 기존에는 공공기관인 SBA가 상품 발굴과 유통 전반에 결정권을 갖고 있었다면 이제는 위원회에 권한을 부여했다. 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SBA 유통센터 운영위원회가 중심이 되어 센터의 운영방향을 결정하고 올해 4월부터 서울의 우수상품을 직접 선발하여 500여 개 제품의 판로개척을 도왔다.

여기서 핵심은 경청을 넘어 실질적인 권한을 나누는 것이다. 그 과정과 절차가 다소 복잡하고 번거롭더라도 단순 ‘협조’가 아닌 ‘협치’를 통해서만 본질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의 해결책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 협치가 제대로 작동되기 위해선 소통과 신뢰가 우선이다. 이해관계자들이 신뢰관계 속에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공동의 협력이 수반된 협치는 곧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게 만든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공통된 목표를 효율적으로 추구할 수 있게 하는 경제성장의 숨은 비용이자 선진국의 진입장벽이다. 우리는 선진국의 문턱에 서있다. 공공부문은 중재자이자 촉진자로, 시민은 주인으로, 시장은 협력자로 나서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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