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소설가 복거일(69)의 장편소설 ‘역사 속의 나그네’(전6권·문학과지성사)가 완간됐다.
‘역사 속의 나그네’는 영웅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소설. 현대 지식이 중세 사회에 퍼져서 사회가 바뀌는 모습을 담았다. 1987년 장편소설 ‘비명(碑銘)을 찾아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한 복거일 작가는 한국에서 유래를 찾기 힘든 미래소설, 과학소설, 지식소설을 선도해왔다. 특히 수많은 저술을 앞세운 시인, 사회평론가 등의 직함에 앞서 ‘소설가’야말로 가장 뚜렷한 그의 정체성이다.
|
‘역사 속의 나그네’는 완간에만 무려 25년이라는 긴 세월이 흘렀다. 1988년에 연재를 시작해 1990년에 중단됐다. 이후 한 권 정도의 분량을 더해 1991년 세 권을 출간한 뒤 집필작업이 중단됐다. 후속편에 대한 독자의 기대는 높았지만 공백기가 예상 외로 길어졌다. “자신이 남길 수 있는 몇 권의 책 중 이 책의 마무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복 작가는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2012년 죽음과 경주한다는 마음으로 집중, 한 해 동안 세 권을 더 보태 완간하게 됐다.
한편 복 작가는 ‘역사 속의 나그네’ 완간을 기념해 1일 서울 중구 한 음식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과 관련, “남의 글을 베꼈다고 보지 않는다. 다만 문학적 게으름은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문학적 성과는 공적 재산이며 후배 세대에 승계되는 것”이라며 “작가는 화학적 결합을 하면서 문학적 단련, 즉 달구고 때리고 하는 작업을 반복해야 하는데 이걸 게을리해 표절 시비가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누구도 표절 위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걸 걸러내는 것이 출판사 편집자가 해야 할 일이다. 문학계에서 지적재산권 문제가 인식이 덜 된 면이 있다”이라면서 “(신 작가가) 원숙한 작품으로 독자 앞에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