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뉴질랜드 FTA 서명, '車부품·석화·건설' 뜬다

정태선 기자I 2015.03.23 13:09:19

바이어어 48%, "한국산으로 수입 전환" 의사
"다품종 소량주문 많아 중기에 적합"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이 정식서명으로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기계류, 철강, 건설, 식품 등의 분야에서 우리 기업의 진출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또 중국·일본산을 수입하고 있는 바이어의 절반 가량이 한국산 수입으로 전환할 의사를 밝혀 FTA를 활용한 시장 확대의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KOTRA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질랜드와 FTA가 정식으로 시작되면서 자동차부품, 유기계면활성제 등 석유화학, 변압기와 중장비 부품 등 기계류, 철강 등 건설자재뿐 아니라 라면과 같은 식품류에 대한 한국산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제조업 기반이 약한 뉴질랜드는 수입의존도가 높아 수입 관세가 낮은 편이며, FTA를 통한 관세인하 폭이 그리 크지는 않은 편이다.

이에 따라 자동차부품은 평균 5%, 최대 10%의 관세율 인하에 힘입어 대표적인 수혜품목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브레이크 패드, 시동용 배터리 등 중국산과 치열한 가격경쟁을 벌이는 제품의 관세인하 혜택이 기대된다.

뉴질랜드는 청정 농축산물 생산국으로 식품산업이 크게 발달했다. 이와 관련한 식품 제조와 포장에 필요한 한국산 기자재 및 소재의 수요도 늘어나고, 세제류 원료인 유기계면 활성제, 식품 포장재 PVC랩 등의 수입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건설 부문에서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배전용 변압기의 경우 기존 FTA 체결국인 인도네시아, 중국 제품이 많이 팔리는데 5%의 수입관세 면제혜택을 받게 됐다.

이밖에 2011년 지진피해가 심했던 크리스트처지 지역의 복구사업이 진행되면서, 중장비 및 부품, 철강 등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관세인하로 가격경쟁력이 강화된 한국 기업 희소식이다. 아시아 이민자가 증가하면서 아시아 식품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라면 등 식품류 진출도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KOTRA 오클랜드무역관이 현지 바이어 103개사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48%가 ‘한국과 FTA로 인해 한국산으로 수입선 전환도 고려하겠다’고 대답했다. 또 전체 응답자의 88%가 이번 FTA를 통해 양국 무역이 증가할 것이라며 기계, 자동차부품, 전기·전자, 식품, 섬유·의류 등을 유망한 품목으로 꼽았다.

다만 청정 뉴질랜드 정책이 도입되고 있는 만큼, 까다로운 위생기준, 주 소비층인 중산층 이상 백인들의 취향에 맞춘 상품 개발, 포장 등의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번 FTA는 양국의 교역장벽을 없애는 데에도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투자자-국가 분쟁해결절차(ISD)를 도입해 투자에 대한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한 한편 투자 사전심사금액도 완화했다. 이밖에 워킹홀리데이 연간 쿼터를 현행 1800명에서 3000명으로 늘리고, 이들의 연수 및 교육기간, 고용제한 등을 크게 완화하는 등 젊은 인재 교류에 물꼬가 트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양은영 KOTRA 통상지원총괄팀장은 “뉴질랜드는 1인당 GDP가 4만5000 달러에 달하는 수준 높은 소비시장”이라며 “백인계 이민자가 주류이면서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만큼 서구시장 진출에 앞서 테스트 시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까다로운 다품종 소량 주문에 대응할 수 있는 중소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진출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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