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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채권 `불티`..미국 서브프라임 車 ABS 발행급증

이정훈 기자I 2014.01.10 22:14:43

서브프라임 자동차ABS, 작년 215억불..20% 성장
연초 발행봇물에 올 250억불 전망도.."부실 가능성 낮다"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신용등급이 낮으면서 연체율이 높아 부실위험이 큰 소위 서브프라임(subprime) 자동차 대출을 담보로 한 유동화증권(ABS) 판매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215억달러(약 22조8100억원) 어치가 판매돼 전년대비 20% 성장세를 보인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유동화증권이 올초 첫 한 주 동안에만 20억달러 어치 추가로 판매됐다.

아울러 이번주에도 아메리칸 크레딧 액셉턴스가 2억500만달러에 이르는 서브프라임 유동화증권을 발행했고, 산탄데르 드라이브 오토 리시버블 트러스트와 현대오토 리시버블도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도이체방크는 올해 고금리를 추구하는 투자자들의 욕구가 커지면서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유동화증권 수요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올 연간 판매규모가 2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유동화증권 발행이 늘어나는 것은 역사적으로 낮은 저금리 수준이 장기화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채권에 투자하고자 하는 ‘고위험-고수익’ 추구 행위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탓이다.

또한 경제 회복세가 강화회고 가계 소비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면서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신용 대출에 대한 위험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도 한 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애드리언 밀러 GMP증권 채권 리서치담당 이사는 “최근까지도 서브프라임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채권에 대해 투자자들은 핵물질을 대하는 것처럼 가까이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했지만, 경제활동이 가속화되고 자동차 판매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면서 서브프라임 채권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유동화증권 수요는 지난 2012년말부터 서서히 반등하기 시작했는데, 본격적인 발행 증가는 지난해부터 이뤄졌다. 미국에서의 자동차 판매는 지난해 4분기에 370만대를 기록해 2007년 이후 6년만에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유동화증권은 지난해 전체 자동차 자산유동화증권(ABS)의 24%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2년의 20%보다 4%포인트 높아진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 유동화증권 확대에 따른 부실화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이런 우려를 제기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해리스 트리폰 도이체방크 ABS 및 상업부동산 리서치 대표는 “서브프라임 증권의 발행과 거래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 시장에서의 거품을 말할 수 있는 근거는 거의 없다”며 “이 부문의 펀더멘털 전망은 아직도 강한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에 따른 순손실 비율은 6.65% 수준으로,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최고치였던 13%에 비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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