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2008년 한 해를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호질기의(護疾忌醫)’가 선정됐다.
교수신문은 지난8일부터 16일까지 교수신문 필진과 주요 일간지 칼럼니스트, 주요 학회장, 교수협의회 회장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80명 가운데 30%가 올해의 사자성어로 '호질기의'를 뽑았다고 밝혔다.
호질기의는 ‘병을 숨기면서 의사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뜻으로 문제가 있는데도 다른 사람의 충고를 꺼려 듣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호질기의’는 중국 북송시대 유학자 주돈이가 '통서(通書)'에서 남의 충고를 귀담아 듣지 않는 세태를 비판하면서 "요즘 사람들은 잘못이 있어도 다른 사람들이 바로 잡아주는 것을 기뻐하지 않는다. 이는 마치 병을 감싸 안아 숨기면서 의원을 기피해 자신의 몸을 망치면서도 깨닫지 못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한 데서 비롯됐다.
‘호질기의’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추천한 김풍기 강원대 교수는 "정치와 경제적으로 참 어려운 한 해를 보내면서 정치권은 국민들의 비판과 충고를 겸허히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부족했다"며 "호질기의는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얼른 귀를 열고 국민과 전문가들의 소리에 귀를 귀울여야 한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신문은 응답자들이 미국산 쇠고기 파문과 촛불시위, 미국발 금융위기를 처리하는 정부의 대응 방식을 `호질기의'에 빗대어 비판했다고 밝혔다.
올해의 사자성어는 지난달 19일부터 강민구 경북대(한문학), 김교빈 호서대(동양철학), 김왕규 한국교원대(한문교육), 김풍기 강원대(고전비평), 배병삼 영산대(한국정치사상), 안대회 성균관대(한문학), 윤재민 고려대(한문학), 이종묵 서울대(한시) 등 8명으로부터 사자성어를 1~4개씩 추천받아 이 가운데 5개를 추린 뒤 설문조사를 통해 최종 결정됐다.
호질기의 외에 올해의 사자성어 설문조사에서 토붕와해(土崩瓦解. 큰 흙덩이가 무너지고 기와가 부서지는 것처럼, 일이나 물건이 산산이 부서지고 흩어져 수습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에 빠짐)가 24%, 욕속부달(欲速不達. 일을 빨리 하려고 하면 도리어 이루지 못함)이 17%, 일엽장목(一葉障目. 나뭇잎 하나로 눈을 가리는 것처럼 그룻된 술수를 곧이곧대로 믿거나, 누구나 아는 일을 숨길 수 있다고 망상하는 어리석음을 비꼬는 말)이 16%, 설상가상(雪上加霜. 엎친데 덮친 격)이 11%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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