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법인 세종 중대재해센터 소속으로 인사노무와 산업안전 분야를 전문으로 다루고 있는 김 변호사는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해당 대표이사의 책임은 부하직원인 안전보건관리책임자나 현장에서의 관리감독자가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지 못한 것을 관리감독하지 못한 책임에 불과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법상 중대재해가 발생한 경우 대표이사의 형사상 책임은 제일 무겁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근로자의 사망과 관련해 책임이 가장 무거운 사람은 현장에서 관리감독을 하는 사람이지, 그와 같은 사람들이 안전보건 관련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는지 관리감독을 하는 사람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경영책임자에 대해 제일 무거운 책임을 묻는 것은 책임주의의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또 “사업장이 하나인 회사의 경우 해당 회사의 대표이사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처벌이 가능하고 법인 역시 처벌이 가능한 상황에서 해당 대표이사에 중대재해처벌법상 책임까지 부과할 것인지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해당 대표이사는 개인적인 불법을 행한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영 과정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한 것이므로 해당 중대재해에 대해서는 해당 회사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충분할 뿐 대표이사를 반드시 형사처벌을 해야하는지 의문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형사처벌을 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함에도 중대재해처벌법은 중형을 부과하고 있는 상황 역시 문제점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산업안전보건법 제14조에 따라 회사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계획을 수립하지 않은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제36조에 따라 위험성평가를 실시하지 않은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에 따라 산업안전보건위원회를 열지 않은 경우 등에는 행정적 목적 달성을 위해 과태료를 부과한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에서는 이 경우에도 중형을 부과한다.
김 변호사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규정하고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관련해서는 “사소한 의무 위반까지도 징벌적 손해배상이 적용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며 “형사처벌과 중복해 이뤄지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봤다.
그러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은 출발부터 경영책임자 등의 형사처벌을 목적으로 한 법률로써 중대재해라는 결과에 대한 경영책임자 등의 형사처벌만 이뤄지고 있을 뿐 중대재해처벌법의 원래 목적인 중대재해 예방에 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며 “경영책임자의 형사처벌을 넘어 실질적으로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법률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행정적인 감독 및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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