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2022년 6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7억8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4월(-33억9000만달러) 이후 두 달 만에 순유출로 전환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 자금은 다섯 달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순유출 금액도 6월 중 30억1000만달러가 빠져나가 5월 대비 두 배 이상 확대됐다. 43억 달러 순유출을 기록한 4월에 비해선 적지만 30억달러대로 유출 규모가 커진 것이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강화 전망,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등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순 유출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채권 자금은 지난달 22억3000만달러 순유입을 기록해 작년 1월 이후 1년 5개월째 유입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민간자금을 중심으로 순유입 지속하는 중이나 5월(20억6000만달러)과 비교해 유입액이 큰 폭 확대되진 않았다.
외국인 증권투자자금 순유출 흐름은 7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 필요성을 역설하며 6월에 이어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도 연속 자이언트 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중국 내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재확산으로 경기침체 우려가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원·달러 환율은 6월중 1300원대로 올라서며 원화 약세 흐름이 짙어졌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CPI)가 전년대비 8.6%를 기록, 시장 예상치(8.3%)를 웃돌고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조정 등에 6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298.4원으로 5월(1237.2원)보다 더 올랐다. 7월 6일 기준으로는 1306.3원까지 추가 상승해 연고점을 기록, 2009년 7월 13일(1315.0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율 변동성도 더 커졌다. 원·달러 환율 변동폭, 변동률은 지난 5월중 각각 5.7원, 0.45%에서 6월엔 6.8원, 0.53%로 확대됐다. 외환(FX) 스왑레이트는 내외금리차 역전과 역전폭 확대, 국내 기관투자자의 해외투자 목적의 외화자금 수요 등으로 큰 폭 하락하며 달러 차입 여건이 나빠졌다. 3개월 스왑레이트는 지난 5월 말 마이너스(-) 0.14%에서 6월 말에는 -0.95%로 마이너스 폭을 확대했다. 한은 관계자는 “높은 인플레이션에 미국 연준의 통화긴축 강화,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돼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자금 환전 수요 등이 몰리면서 환율이 더 큰 폭 올랐다”고 말했다.
다만, 3년물 통화스왑(CRS) 금리는 스왑레이트 하락, 조선 업체의 선물환 매도 등에도 불구하고 국고채 금리 상승, 외국인의 금리 차익거래 목적 외화자금 공급 등으로 같은 기간 2.54%에서 2.74%로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한은의 기준금리 상승 등에 5월말 3.03%에서 6월말 3.55%로 올랐다.
6월 중 대외 외화차입 여건 역시 엇갈린 모습이다. 국내 8개 주요 은행의 외화차입 가산금리는 1년 이내 단기물의 경우 전월 대비 -0.04%포인트로 전월(0.07%포인트)대비 큰 폭 하락했다. 단기 차입 가산금리의 경우 신용도가 높은 일부 국책은행이 매우 좋은 조건으로 차입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1년 초과 중장기의 경우에도 37에서 33으로 소폭 내렸다. 다만, CDS 프리미엄은 6월중 0.48%포인트까지 오르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편, 국내 은행간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지난달 320억7000만달러로 직전 분기(295억2000만달러)에 비해 25억5000만달러 증가했다. 외환스왑 거래가 14억5000만달러 늘었고, 원·달러 현물환 거래가 13억2000만달러 증가하며 이 같은 흐름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