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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러시아에 “선거 방해 말라” 항의

장영은 기자I 2021.09.07 12:01:15

오는 26일 총리선거 앞두고 러시아 방해 의혹 제기
다수 정치인들에게 피싱 이메일 보내 정보 탈취 시도
獨 외부무 “수용할 수 없는 행동…양국관계 부담”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독일 정부가 다가오는 총리 선거에 러시아가 개입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오는 26일 독일 총선을 앞두고 거리에 선거 포스터가 붙어 있다. (사진= AFP)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독일 외무부는 다수의 자국 중앙 및 지역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개인 정보 탈취를 위한 피싱 이메일을 보내는 등 사이버 공격을 한 것에 대해 러시아에 책임을 물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후임을 선출하기 위한 선거가 오는 26일 예정돼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이번 선거를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독일은 러시아가 정치인들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퍼붓고 있다고 비난했다.

안드레아 사세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에 대해 “수용할 수 없는 행동”이라며 “독일의 안보와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 위험 요소로 작용했으며, 양국 관계에 큰 부담을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겔 버거 독일 국무장관이 지난주 열린 독-러간 안보정책 실무그룹 회의에서 독일 정부의 항의를 블라디미르 티토프 러시아 외무차관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독일은 메르켈 총리가 차기 총선에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16년간의 장기 집권을 마치고 새로운 총리를 뽑는 중요한 길목에 서 있다.

현재 유력 후보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은 현 부총리이자 재무장관인 올라프 숄츠다. FT는 인사이트 여론조사를 인용해 중도좌파인 사회민주당(SPD)과 그들의 총리 후보인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이 여론조사에 따르면 SPD는 26%, 기독민주당(CDU)은 20.5%, 야당인 그린스(녹색당)는 15.5%, 그리고 친기업 성향의 자유민주당은 12.5%로 나타났다.

FT는 “(러시아가) 어느 정당이 선거에서 승리하기를 원하는지는 불분명하다”면서 “숄츠와 아르민 라셰트 CSU 총리지명자는 모두 러시아에 좋은 인상을 남겼다”고 평가했다. 반면, 안날레나 배르보크 녹색당 후보는 크렘린궁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왔다.

독일은 오래 전부터 모스크바가 정치 기관의 디지털 네트워크에 접속하려고 한다고 비난해 왔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해 2015년 자신의 이메일을 노린 번데스타그 해킹 사건의 배후에는 러시아가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크레믈린과 러시아 외무부는 이같은 독일측 항의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7월 러시아가 내년 미국 중간선거에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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