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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미래 여는 경쟁 대신 과거에 갇힌 與 경선

이성기 기자I 2021.08.05 11:00:26

송영길 "경쟁도 품위 있고 건설적으로 진행돼야" 재차 경고
`지역주의``탄핵 표결` 논란도 모자라 신상 공격까지 번져
박용진 "국민 후원금으로 선 무대, 미래 비전 보여드리기도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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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뜨거운 성원과 관심에 걸맞도록 후보들 간의 경쟁도 품위 있고 건설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4일 오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송영길 대표는 “보다 많은 국민께서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를 결정하고 대한민국의 내일을 바꾸는 일에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며 이렇게 강조했다.

이심송심·李-李 신경전에 사라진 정책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지난달 28일 “정정당당하게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동시에 존중하고 협력하자”며 `원팀 협약식`까지 열었지만, 대선주자 캠프 간 `네거티브` 비방전이 그치질 않자 거듭 자제를 요청한 것이다. 송 대표의 말처럼 차기 대선은 `내일을 바꾸는 일`이다. 과거를 돌이켜 현재를 성찰해 더 나은 미래를 꿈꾸게 할 수 있는 `희망`을 유권자에게 제시해야 한다. 현실은 정반대다. `과거에 갇힌` 집권 여당 유력 주자들의 공방 탓에 미래를 위한 정책 경쟁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낙연(왼쪽) 전 대표와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 (사진=이재명 `열린캠프` 제공)


◇김부선·최성해까지 소환…이재명·이낙연 측 `감정 싸움` 양상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이재명 경기지사 측과 선두 탈환을 노리는 이낙연 전 대표 측 간 공방은 급기야 `감정 싸움`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백제 발언`을 둘러싼 지역주의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논란, 공약 이행률 공방을 주고 받던 양측은 신상 문제까지 걸고 넘어졌다.

이 전 대표 `필연 캠프` 측은 이 경기지사 공격에 배우 김부선 씨를 끌어들였고, 이 지사 후보 `열린 캠프`측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지지층을 겨냥, 이 전 대표와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의 친분설을 제기했다.

`필연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은 4일 오전 MBC 라디오에서 “이 지사가 첫 번째 음주운전치고는 상당히 센 징계인 150만원 벌금을 받아서 누범 아니냐는 의혹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게다가 여배우가 그런 이야기를 또 했다”고 지적했다. 배우 김부선 씨가 전날 자신의 SNS에 “이미 두 번이나 걸렸다고 한다. 음주운전 전과 2회 이상이라는 것에 18조 건다”고 쓴 것을 언급한 것이다.

이에 `열린 캠프` 상황실장을 맡고 있는 김영진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음주운전에 관해서 이 지사가 명확한 책임을 인정했고 당 예비후보로 등록하면서 범죄경력증명원을 분명히 냈다”며 “사실이 아닌, 특정 후보나 아니면 김부선씨가 하는 얘기를 갖고 계속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각을 세웠던 최 전 총장과 이 전 대표가 함께 촬영한 사진이 공개된 것을 거론하며 반격에 나섰다. 현근택 대변인은 “조 전 장관 수사와 재판에서 최 전 총장이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는 삼척동자도 알 것”이라면서 “최 전 총장과 어떤 사이인지 분명하게 밝히라”고 압박했다.

현 대변인은 “두 사람이 만난 장소는 동양대학이 운영하는 동양예술극장인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인이 데리고 온 15명 중에 한명에 불과한 사람이, 하필이면 그 시설물을 관리하는 대학교의 총장이었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냐”며 꼬집었다. 이어 “만난 시점도 의문이 아닐 수 없다”며 “작년 총선 무렵이라면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재판이 한창 진행 중일 때이다. 조국 전 장관 수사와 재판에서 최 전 총장이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는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 선거과정에서 만나는 수많은 사람 중에 한사람에 불과했다는 해명을 믿을 수 있을까”라고 주장했다.

이재명(왼쪽)경기지사가 한 남성과 함께 촬영된 사진. (사진=이낙연 캠프 정운현 공보단장 페이스북)


◇이전투구 탓 미래 위한 정책 경쟁 실종

이와 관련, 이 전 대표는 이날 주택 공급 정책 발표 후 취재진과 만나 “(최 전 총장과)아무 관계도 아니다”고 일축했다. `필연 캠프`의 정운현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작년 총선 선거운동 기간 한 지인의 소개로 종로구 관내에 거주하는 예술인들과 만남을 가졌고, 최 전 총장은 그 지인과 함께 모임에 나와 기념사진을 찍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말이 나온 김에 저도 하나 묻겠다”며 이 지사가 나온 다른 사진을 꺼내 들어 되받아쳤다. 정 단장은 “이 지사와 사진을 찍은 이 사람은 모 사건의 1심 판결문에 `광주 폭력조직의 행동대장`이라고 나와 있다”면서 “두 사람이 다정히 손을 잡고 있는 모습을 어떻게 봐야 할까”라고 되물었다.

유력 주자 간 이전투구 탓에 다른 주자들의 정책 공약은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다.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경선이 과열되면서 `삼국시대`가 소환되고 누가 적통이니 하는 등 네거티브 논란도 커지고 있다”면서 “국민들이 어렵게 만들어준 후원금으로 선 이 무대에서 준비한 정책과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보여드리기도 바쁘다. 정책으로 승부하는 경선을 만들어내야 민주당이 승리하고 대한민국이 이기는 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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