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파손 재판’ LG전자 “회사 배지 달고 파손했겠냐"

조용석 기자I 2015.07.03 14:47:17

檢 “실물 검증 때 달라질 것” 입증 자신
21일 파손세탁기 및 정상제품 실물 검증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조성진(59)LG전자(066570) 사장 측이 ‘삼성 세탁기 파손’ 첫 정식재판부터 적극 반박에 나섰다.

“사건 세탁기는 (정상제품과 달리) 문을 들어 올린 채 밀거나, 강하게 밀어 닫아야 하므로 파손된 것”이라는 검찰 주장에 대해 “정상제품도 사건 세탁기와 비슷한 정도의 힘을 줘야 닫힌다. 삼성 세탁기 특성상 도어 유격이 큰 게 자연스럽다”고 반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윤승은) 심리로 3일 열린 조 사장 등에 대한 공판에서 LG전자 측 변호인은 사건 세탁기의 문이 닫히는 구조를 컴퓨터 그래픽(CG)으로 보여주는 등 장시간 파손이 아님을 설명했다.

변호인은 “사건 세탁기는 드럼 세탁기로 문에 달린 갈고리 모양의 후크가 세탁기 본체의 구멍(래치홀) 안으로 들어가면서 닫히는 구조”라며 “문이 닫히기 위해서는 후크에 달린 스프링 장력을 이겨낼 정도의 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검찰이 파손됐다고 주장하는 세탁기와 정상 제품 모두 비슷한 정도의 힘을 줘야 문이 닫힌다”고 말했다.

또 “세탁기는 도어가 무거워 도어가 어느 정도 처져도 쓸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조 사장이 만진 세탁기가 도어를 위로 들어 올려 밀어야만 닫히는 식으로 파손됐다는 검찰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검찰이 또 다른 파손 증거로 제시한 세탁기 도어 위·아래 유격에 대해서는 “사건 제품인 크리스탈 블루 세탁기는 이중 힌지(경첩) 구조로 제작됐기 때문에 유격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반박했다.

LG전자 측은 삼성 세탁기 파손 현장에서 조 사장 등이 LG전자 배지 등을 착용하고 있었던 점도 강조했다. 변호인은 “진짜 파손 목적이었다면 대기업 사장이 누구나 알아볼 수 있게 회사 배지를 달고 범행을 저지르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업무방해 혐의 역시 부인했다. LG전자 측은 “보도된 내용에 해명 대응할 부분이 있어서 기자들에게 단체 메일을 보낸 것일 뿐 선제적으로 메일을 보낸 적은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검찰은 “실물 검증을 해보면 (파손세탁기와 정상제품의) 확실한 차이를 느낄 것”이라고 파손 입증을 자신했다. 21일에 열리는 다음 공판에서는 사건 세탁기와 정상제품을 실물 검증한다.

한편 처음으로 재판에 출석한 조 사장은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소감을 남기고 법정에 들어섰다.

조 사장과 조모(50) LG전자 상무는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삼성전자 세탁기 3대를 고의로 파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모(55) LG전자 홍보담당 전무는 허위 사실이 담긴 보도자료를 언론사에 배포해 명예훼손·업무방해 혐의로 함께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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