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육아휴직도 경력”..산업인력공단 고정관념 깬 인사 화제

이지현 기자I 2015.07.02 12:00:03

승진자 3명 중 1명이 여성..능력 중심 과감한 인사 단행
10년차 연구원 2년 육아휴직 경력으로 인정..선임연구원 승진
20년 이상 근무 시 올라갈 수 있는 팀장급에 11년차 여성 발탁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6살과 3살 두 아이의 엄마인 정상희(34)씨는 지난 1일 4급 연구원에서 3급 선임연구원으로 한 단계 승진했다. 보통 입사 10년차가 되면 선임연구원 승진대상이 되지만, 정씨는 두 아이를 낳으며 두 차례 육아휴직을 낸 적이 있어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동기들보다 승진이 다소 늦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능력 중심 평가에서 그녀의 육아휴직은 걸림돌이 되지 않았다.

정상희 한국산업인력공단 선임연구원이 직장어린이 집 앞에서 두 아이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지난 1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단행한 인사가 화제다. 산업인력공단은 24명의 인사를 단행하며 8명의 여성을 포함했다. 지난 상반기 승진자 37명 중 5명만 여성이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여성 승진비중이 13.3%에서 33.3%로 20%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인사 배경에는 남녀차별 없는 업무능력 중심의 평가가 있다.

정상희 선임연구원은 2006년 공단에 입사해 식품, 제과, 식육, 수산 분야 국가기술자격 문제 관리 및 검토 업무를 담당해왔다. 육아휴직 복귀 후에는 해당 분야에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적용한 문제 출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출산과 육아 부담에도 손색 없는 업무 처리와 기대 이상의 결과물을 내놓자, 공단 내부에서는 정 선임연구원을 통해 여성의 일·가정 양립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남성 직원들은 10년 정도 되면 선임연구원으로 승진되지만, 결혼한 여성의 경우 더 늦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며 “이번 계기로 많은 여성들이 승진에 자신감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번에 함께 승진한 윤아선(39·여) 홍보비서실 팀장도 파격 승진 사례다. 2004년 경력직 4급 공채로 입사한 윤 팀장은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다양한 홍보 방법 도입 등의 성과를 인정받아 입사 4년여만에 3급으로 한 단계 승진했다. 이후 해외 취업지원 사업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하며 7년만에 2급으로 승진했다. 보통 20년 정도 근무해야 오를 수 있는 팀장 보직을 11년만에 오른 것이다.

박영범 공단 이사장은 “여성인력의 적극적 활용은 단순한 양성평등의 문제가 아니다”며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통해 사회적 인식변화를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