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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에 변이세포의 장샘 체류시간을 최대한 줄여 비정상적 세포분열을 억제하는 방어기제가 내제돼 있다는 뜻이다. 장샘은 대장 표면을 형성하는 2000여개의 세포로 구성된 동굴모양의 상피이다.
생명체가 손상된 조직을 스스로 복구하기 위해 세포분열을 하는 과정에서 암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가 생길 수 있다. 장샘의 경우 빠른 세포분열과 소화과정에서의 독성물질 때문에 발암물질 생성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그러나 방대한 수학모델 시뮬레이션 결과 유전자 변이에 의해 윈트 신호전달이 강화된 변이세포는 정상세포에 비해 접착력이 높아지며 장샘 위쪽으로 더욱 빠르게 이동한다. 결국 장샘을 벗어나 장내로 배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윈트 신호전달은 세포의 증식과 분화에 관여하는 가장 중요한 전달경로로 배아발달이나 성체조직의 항상성 관리에 중요하다.
이러한 현상은 유전자 변이로 윈트 신호전달 회로의 핵심인자인 베타 카테닌이 분해되지 못할 경우 세포 접착력을 높이기 때문이다. 장샘 조직의 특수환경과 비슷한 접착력을 가진 세포들이 모이려는 성질을 가져 변이세포를 배출시키는 방식으로 조직의 항상성을 유지한다.
실제 생쥐모델에서도 비정상적인 장샘 조직의 경우 증식이 활발한 세포가 오히려 느리게 이동하는 것으로 나타나 이 같은 시뮬레이션 결과를 뒷받침했다.
조 교수는 “본 연구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다세포 생명체가 비정상적 세포변이에도 조직의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정교하게 설계되어 있음을 규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연구팀 외에 영국 암연구소의 오웬 삼손 박사와 아일랜드 연구소의 보리스 콜로덴코·월터 콜치 박사 등이 참여했다. 미래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은 이 연구는 생명과학분야 권위지인 ‘셀’(Cell)의 자매지 셀 리포트(Cell Reports)에 지난달 28일 온라인판으로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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