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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회동에서 민주당 지도부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트럼프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를 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면서 대선 후보 사퇴를 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기를 잡은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 자리를 고집한다면 민주당이 대선에서 실패할 뿐만 아니라 의회에서도 민주당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점을 논의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상원에서 민주당은 51대 49의 근소한 차이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민주당에서 무소속으로 전환한 조 맨친 상원의원이 재선 출마를 포기해 공화당이 의석을 탈환할 것으로 확실시 되고 있다. 민주당이 나머지 경합 지역에서 모두 이긴다고 가정해도 전체 의석수에서 50석을 차지해 공화당과 50 대 50의 동률을 이루게 된다. 이 경우 상원의 다수당을 결정하는 것은 부통령의 캐스팅 보트 행사로,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떤 당이 상원의 다수당이 될지는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달렸다.
지도부의 사퇴 권고에 바이든 대통령은 단호하게 반대하면서 자신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물리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후보라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성명에서 이와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은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제프리 하원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에서 자신은 대선에 남을 것이며 승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제프리스 하킴 원내대표는 ‘고령 논란’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출마 지속을 지지했으나 입장을 바꾼 것으로, 그만큼 민주당 내 ‘바이든 사퇴론’이 확산돼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WP는 “두 사람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비공식적으로 사퇴를 촉구한 것은 민주당 지도부의 강력한 메시지”라면서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대선 첫 TV토론에서 패배한 이후 많은 민주당 의원들이 느끼는 암울한 전망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민주당 현직 의원 중 20명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사퇴를 요구했다.
또한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조기 지명을 연기하는 방안을 추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8월 19일 시카고에서 개최되는 전당대회에 앞서 이르면 다음주 화상투표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확정할 방침이었으나, 민주당 내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 압박이 거세지면서 민주당 지도부가 화상투표 시작을 연기하는 데 동의했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중단했던 유세 활동을 재개했으나 이날 코로나19에 다시 확진되면서 참석 예정이었던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일정을 취소하고 델라웨어 사저로 돌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