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한은 "GDP 디플레이터, 1년만에 플러스, 경제에 긍정적"

최정희 기자I 2021.03.04 10:45:44

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 브리핑
코로나에 1인당 GNI 3만1755달러, 1.1%↓..2년째 감소
GNI 이탈리아 제쳤다?.."환율 달라 확실히 알기 어려워"
종합물가지수 `GDP 디플레이터` 1.3% 증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작년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전염병에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 1.0%를 기록, 1998년(-5.1%) 이후 22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국민소득도 쪼그라들었다.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미 달러화 기준 3만1755달러로 1년 전보다 1.1% 감소해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1인당 국민소득은 국민들의 생활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명목 국민총소득(GNI)을 인구로 나눠 산출한다. 국제비교를 위해 달러화로 표시하는 만큼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가치 하락)하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4일 2020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과 관련 기자브리핑을 하고 있다. (출처: 한국은행)
그나마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다른 나라보다 덜하면서 경제 충격이 그나마 약한 편에 속한다. 이에 따라 1인당 GNI가 G7에 속하는 이탈리아를 넘어섰을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다만 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은 4일 2020년 4분기 및 연간 국민소득(잠정) 발표 후 기자브리핑을 통해 “이탈리아는 작년 1인당 GNI가 유로화 기준으로 전년보다 7% 감소했다고 발표했다”며 “우리나라가 발표한 1인당 GNI는 달러화 기준이라 비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작년 코로나19로 경제에 안 좋은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종합물가지수라고 불리는 ‘GDP 디플레이터’는 1년만에 1.3% 증가세를 보였다. 신 부장은 “원유 등 원자재 수입품 가격이 하락한 영향인데 기업 입장에선 생산 비용이 줄어 채산성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밝혔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분쟁이 확산됐던 2019년엔 GDP디플레이터가 -0.9%를 기록했고 1인당 국민소득은 4.3%로 줄어든 바 있다.

다음은 신승철 한국은행 국민계정부장과의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1인당 GNI가 이탈리아를 넘어섰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그런가? 그 이유가 코로나19 때문이라면 올해는 다시 역전될 수 있나?

△ 이탈리아가 2020년 1인당 GNI를 유로화 기준으로 발표했다. 전년대비 7% 감소했다. 유로화 기준이라 우리가 발표한 달러화 기준과 비교하기 어렵다. 국제기구가 조만간 나라별 1인당 국민소득 발표하면 그때 정확히 알 수 있다. 자국통화를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원화 기준으로 1인당 GNI가 플러스이나 이탈리아는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정도와 이에 따른 국가 대응 방식에 따라 국민 소득이 영향을 받았다. 이탈리아는 관광 중심의 산업구조를 갖고 있고 경제 봉쇄 조치에 관광객 유입이 줄었다. 코로나 상황이 경제에 워낙 큰 변수이기 때문에 올해와 내년 전망을 하긴 어렵다.

-1인당 GNI가 달러화 기준 2개년 연속 감소했다. 왜 그런가?

△ 과거 사례를 보면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7년(-7.6%), 1998년(-33.6%)에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11.2%), 2009년(-10.4%)에도 국민소득이 2년 연속 감소했다. 두 시기 모두 위기 상황이었고 달러가 급등했던 시기였다. 국민소득은 물량 요인인 실질 경제성장률, 가격 요인인 GDP 디플레이터, 환율 요인 등 세 가지에 영향을 받는다. GDP 디플레이터는 1.3% 상승해 국민소득에 플러스 요인이 됐으나 실질 GDP는 -1.0%로 역성장했고 환율은 1.2% 상승해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

-작년 실질 GNI(-0.3), 민간소비(-4.9%)가 1998년 이후 최저 수준이고 수출(-2.5%)은 198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과거 위기 대비 코로나19 타격이 어느 정도였다고 보면 되는 것인가?

△연간으로 우리나라가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보인 것은 1970년 경제개발 이후 1980년 2차 석유 파동, 1998년 외환위기 때였다. 금융위기 때는 소폭의 플러스 성장세를 기록한 바 있다. 위기 이전의 성장률과 위기시 감소했던 축소폭을 보면 석유파동, 외환위기 때가 더 타격이 컸다. 2019년엔 경제가 2.0% 성장했고 작년엔 -1.0%를 기록했다. 그리고 또 다시 올해는 플러스 성장률이 예상된다. 과거 위기와 코로나 위기를 비교하긴 어렵다. 위기 발생 사유가 다르다. 경제 주체들의 반응 행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전염병 위기는 과거에 도전해보지 않았던 위기라 과거 처럼 1년 만에 반등할 수 있을지 속단하기 이르다.

-실질 GNI는 작년 -0.3%를 기록해 1998년(-7.7%)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실질 GNI는 2016년 이후 계속해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 최근 몇 년간 실질 GNI 증가율이 낮아졌다. 실질 GDP 증가율보다 낮을 때도 있었고 반대 현상이 있었다. 실질 GDP와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에 영향 때문이다. 교역조건이 악화되면 생산한 것보다 실제로 얻게 되는 소득이 줄어들게 된다. 특히 반도체 가격이 최근 몇 년간 하락하면서 실질 GNI 성장률이 낮게 나온 영향이다. (2017년까지만 해도 경제성장률은 3.2%,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3.3%로 성장률보다 소득증가율이 높았으나 2018년엔 각각 2.9%, 1.6%, 2019년 2.0%, 0.1%를 기록해 경제가 성장하는 것보다 소득 증가율이 낮았다. 2020년엔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자 성장률은 -1.0%를 기록한 반면 실질 GNI는 -0.3%로 최소한 성장률 하락폭보다는 덜 감소했다.)

-GDP 디플레이터 플러스 전환의 의미는 무엇인가?(GDP디플레이터는 2019년 -0.9%를 기록하다 2020년 1.3%를 기록했다.)

△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눠 계산한 물가 지수다. 명목과 실질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소비자물가, 생산자물가 등 여러가지 물가지수를 반영해 작성하기 때문에 GDP 디플레이터를 종합물가지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GDP 디플레이터는 종합 물가지수이나 명목 소득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2019년 디플레이터가 -0.9%를 기록해 매분기 저물가 우려가 커졌다. 당시엔 수출 가격이 마이너스였다. 이럴 경우 기업 채산성이 나빠진다. 나라 전체적으로 소비, 투자 등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2020년엔 1.3% 플러스를 기록했다. 수출보다 수입 가격이 더 크게 하락한 영향이다. 원유 등 원자재 수입품 가격이 하락했다. 기업 입장에선 생산 비용이 감소, 채산성에 긍정적이다. 내수와 소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종합하면 2019년 마이너스에서 2020년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경제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

- 4분기 성장률 속보치는 왜 상향 조정됐나?(전기대비 1.1% 성장률에서 1.2%로 0.1%포인트 상향 조정) 올 1, 2월에도 수출이 좋은데 올해 1분기 성장률은?

△ 속보치 작성시 적용하지 못한 국제수지, 정부 자료 등이 추가로 반영된 영향이다. 주로 민간소비, 수출 부문에서 수정이 있었다. 관세청 통관 자료를 사용하던 것을 국제 수지상 수출 자료로 바꿨다. 통관 실적을 보면 글로벌 반도체 경기 회복에 1, 2월 수출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수출이 성장을 주도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다. 기계류 수입이 많은데 이 역시 설비투자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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