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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투성이가 된 소녀들…도넘은 `말죽거리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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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웅 기자I 2017.09.06 11:32:27

잇달아 터지는 청소년 잔혹 집단범죄
"소년법 개정해 처벌 강화해야 " 커지는 목소리
`어른은 아이의 거울`..사회 시스템 문제 지적도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용서가 된다면 죄의식이 더 무뎌져 청소년 범죄 예방은 요원한 일이 될 겁니다.”

청소년 보호법과 소년법을 폐지하라는 청원 운동에 참여한 한 40대 시민은 형사처벌 수위가 지나치게 낮아 문제가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6일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20만명에 육박하는 국민들이 소년법 개정을 요구한 상태다. 청소년 범죄의 잔혹상이 속속 드러나면서 청원 운동에 동참하는 국민의 수는 빠르게 늘어나는 양상이다.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이 잔인해지고 있다. 폭력의 잔혹함과 교묘함은 이미 성인의 수준을 넘어섰고 재범률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선진국에서 하듯 강력 청소년 범죄들에 대해 처벌을 강화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혹한 형량과 응징으로 청소년들에게 경각심을 새롭게 일깨우자는 것이다. 동시에 청소년에게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자성의 목소리도 들린다. `어른은 아이의 거울이다`는 말이 있듯 미성년 범죄의 경우 사회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부산 이어 강릉..전국서 울려퍼지는 비명소리

CCTV에 찍힌 `부산 여중생 폭행` 장면(사진=연합뉴스).
부산 여중생의 피범벅 폭행사건에 이어 강릉에서도 10대 청소년들이 또래를 7시간 동안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5일 강릉경찰서는 경포해변과 자취방에서 또래를 집단 폭행한 혐의(공동상해·감금)로 A양(17) 등 10대 청소년 6명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양 등은 지난 7월 17일 새벽 1시경 경포해변에서 또래 B양(17)을 “자신들의 사생활을 이야기하고 다닌다”며 무차별 폭행했다. 또 같은 날 새벽 5시경 강릉 노암동 자취방으로 이동해 B양을 상대로 2차 폭행을 가했다. 새벽 3시부터 무려 7시간동안 B양의 머리와 몸에 침을 뱉고 주먹과 발로 때렸으며 가위로 위협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밝혀진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의 가해자 2명은 구속영장이 신청될 예정이다. 이날 부산 사상경찰서는 특수상해 혐의로 조사하고 있는 C양(14)과 D양(14)에 대해 사전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C양과 D양은 지난 1일 오후 9시경 부산 사상구의 한 공장 인근 골목길에서 피해 여중생(14)을 1시간40분가량 공사 자재와 의자, 유리병 등으로 100여 차례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소년법 폐지하고 처벌 수위 높여야”

도를 넘은 청소년 범죄가 잇따라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면서 소년법을 폐지하고 형사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강릉 여중생 폭행 사건.
소년법은 반(反)사회성이 있는 청소년의 환경 조정과 품행 교정을 위한 보호처분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고 형사처분에 관한 특별조치를 함으로써 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법이다. 학교폭력 사건은 일반 폭력사건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벌수위가 낮거나 가벼운 징계처분을 내리는 경우가 많다.

10대 소년 범죄를 다루는 소년법은 만 10대 청소년들에 대해 성인과 달리 처벌을 감경해주는 조항들이 많기 때문이다. 가령 소년법 제59조는 범행 당시 기준으로 18세 미만 청소년은 사형 또는 무기징역으로 처벌할 범죄를 저질렀다 해도 최고 15년형에만 처하는 특별조치를 하도록 규정한다. 특히 만 14~19세 미만 청소년은 형사처벌을 받지만 만 10~14세 `촉법소년`은 강력 범죄를 저질러도 형사처벌을 받지 않고 보호자 위탁, 사회봉사 등 보호처분(교정)을 받는다. 10세 미만은 보호처분도 받지 않는다.

높아지는 소년범 재범률..선진국도 처벌 강화 추세

이렇다보니 영악해진 요즘의 청소년들이 이같은 허술한 법망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갈수록 청소년 범죄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도 법을 개정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지난 7월 18세 미만 청소년들이 존속살해 등 특정강력범죄를 저지르면 성인과 똑같이 사형·무기징역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극악무도한 청소년 범죄에 대해 예외적으로 중하게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갈수록 높아지는 소년범의 재범률이 이같은 주장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선진국에서도 죄질이 나쁜 10대 청소년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추세다. 영국·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1990년대부터 청소년 범죄가 갈수록 흉포해지고 심각해졌다는 판단 하에 형사처벌 연령을 낮추고 처벌을 강화해 왔다. 일본의 경우 2000년에 형사처벌 연령을 16세 이상에서 14세 이상으로 낮췄고, 2007년에는 소년원에 보내는 연령을 14세 이상에서 12세 이상으로 조정했다.

극에 달한 분노..“근본적 해법 고민해야” 지적도

시민들의 분노는 극에 달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 홈페이지에 접속자가 몰려 한때 마비가 되는 등 정책적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요구다.

이들의 주장은 물론 처벌 그 자체가 아니라 범죄 예방 효과를 높이자는 것이다. 특히 처벌이 경미한 점을 악용해 성인이 저지른 범죄를 청소년이 뒤집어쓰거나 대신 자수해 수사에 혼선을 빚도록 하는 등의 사례도 일선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다. 따지고 보면 현행 소년법 때문에 청소년이 보호받지 못하는 결과가 된다며 현실에 걸맞는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청소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발의를 한 표창원 의원은 “형량 완화 특칙을 규정한 부분의 개정을 통해 국민 일반의 법 감정에 부합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며 “사회적 불안을 불식시키고 미성년자의 잔혹한 범행으로 어린 자녀를 잃은 유가족의 충격과 상실감을 덜어주기 위해 입법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청소년을 엄벌하자는 주장은 어른들의 무책임하고 야만적인 생각일 뿐이라는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청소년들에게 모범을 보이지 못한 어른들부터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을 걸러지지 않은 대중문화 속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한 우리 사회의 시스템 문제도 고민해 봐야할 문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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