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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믿는 한방` 있었다…무디스 투자로 6년새 2兆 벌어

이정훈 기자I 2014.11.13 11:01:45

무디스, 창사 105년만에 첫 주가 100달러 돌파
지분 11.7% 가진 버핏, 5배 수익..아이혼에 `강펀치`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그래도 역시 `투자의 귀재`에게는 한방이 있었다. 테스코와 IBM 주가 하락으로 큰 손실을 냈던 워런 버핏이 금융위기 직후 과감하게 베팅한 국제 신용 평가기관인 무디스(Moody’s) 주가 급등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다.

데이빗 아인혼(왼쪽)과 워런 버핏(오른쪽)
12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거래된 무디스 주가는 전일대비 0.8% 상승한 100.08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1909년에 존 무디가 설립한 무디스는 이로써 사상 처음으로 주가가 100달러대에 진입하는 신기원을 이뤘다.

특히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6년 동안에만 5배 이상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 2009년 2월에 42억2000만달러에 불과했던 무디스의 시가총액도 현재 209억달러(약 22조9400억원)까지 치솟았다.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무디스 주식을 11.7%, 24억달러 어치 보유한 최대 주주다. 그는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무디스가 경영난에 처하자 과감하게 대규모 자금을 집행해 주식을 사들였다. 이 베팅으로 6년만에 19억2000만달러(약 2조1070억원)에 이르는 투자 수익을 얻은 셈이다.

무디스를 포함한 3대 신용평가사들이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를 유동화한 주택담보증권(MBS)에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한 것이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다는 미 상원 공식 조사결과가 나오면서 큰 타격을 입은 상태였지만, 버핏은 향후 실적 개선을 기대하며 투자를 집행했다.

당시 버핏 회장은 의회 조사위원회에 출석해 “무디스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와 함께 자연스럽게 둘 만의 독점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만큼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가격 협상력을 가지고 있다”며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다는 비판으로 인해) 더이상 그 무엇도 뚫을 수 없는 강력한 독점적 지위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 독점력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버핏 회장의 발언은 당시 월가에서 가장 촉망받던 헤지펀드 투자자인 데이빗 아인혼의 강한 질타를 받았다.

아인혼 그린라이트캐피탈 창업주는 “무디스의 브랜드는 이미 신용평가 시장에서 망가질대로 망가졌다”며 버핏에게 맞서 무디스 주식에 대해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며 주가를 끌어내리는데 안간힘을 썼다.

당시 그는 블룸버그TV에 출연해 “앞으로 의회가 금융위기 촉발 책임을 물어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에 대해 강력한 규제를 내놓을 것이며, 이는 무디스의 수익성을 크게 낮출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이후 어떤 규제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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