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법원이 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003620)의 정리해고 조치가 무효라고 판단을 내리자 쌍용차와 재계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쌍용차는 7일 “이번 판결은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여 회생 중에 있는 쌍용차의 미래에 상당한 부담을 던져주는 동시에 국내 산업과 법 제도에 대한 국제적인 신인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판사 조해현)는 쌍용차 전 근로자 노 모씨 등 153명이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한 원심을 뒤집고 원고 승소 판결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쌍용차는 “지난 2009년 당시 심각한 경영난으로 기업회생절차를 밟지 않으면 파산할 수밖에 없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여 있었다”며 “회사의 생존을 예측할 수 없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구조조정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당시 회생(파산)법원이 구조조정과 자금조달의 완료 여부에 따라 파산과 회생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을 세웠고, 쌍용차는 구조조정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세워 법원의 인가를 받은 내용대로 시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생(파산)법원이 자구책을 마련하라고 해서 인력 구조조정안을 만들어 제출했고 이를 법원이 받아들였는데, 이를 고법이 뒤집고 무효판단을 내린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쌍용차는 또 법원에서 의뢰한 전문가의 손상차손 감정보고서도 반영이 안됐다는 점도 수긍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2심 법원은 “유동성 위기를 넘어 구조적이고 계속적인 위기가 있었는지는 증거 상 분명치 않다”고 판단했다. 쌍용차가 해고 근거로 내세운 2008년 회계감사 보고서상으로는 정리해고 근거를 도출할 수 없다는 뜻이다. 노조는 당시 쌍용차 감사보고서에 신차종 미래 현금 흐름이 전부 누락되고 구차종 판매량이 적게 계상되면서 유형자산손상차손이 과다하게 계상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법원이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0월 회계학 권위자인 서울대 C 교수는 쌍용차의 “손상 차손은 합리적으로 계상됐다”는 내용의 감정보고서를 법원에 제출한 바 있다.
이어 “법정관리에 놓인 기업의 구조조정이 무효화 된다면 앞으로 한국사회에서는 구조조정을 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국제적인 M&A를 통해 이미 마힌드라를 대주주로 맞이하여 경영정상화 과정에 있는 회사로써 이번 판결은 국제 신인도에도 큰 영향을 미쳐 앞으로 해외 투자를 유치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쌍용차는 판결문을 송부받는 대로 면밀한 검토를 거쳐, 대법원에 상고할 예정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사회적 관심이 높은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에 대해 고등법원이 정리해고의 정당성 요건을 자의적으로 지나치게 엄격하게 해석했다”며 “정리해고와 관련한 소모적인 사회·정치적 갈등이 늘어나 기업들의 인력운용과 경영활동이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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