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염지현 기자]약 410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방글라데시 건물 붕괴 사고 이후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공론이 일자 홍콩 업체들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지난 달 24일 다카 외곽 사바르의 의류공장 라나플라자 붕괴 사고 이후 해외 대기업의 책임 소재를 묻는 움직임이 일어나는 등 파장이 크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당국에서는 라나플라자 의류공장 건물주를 체포하고 재산 압류 명령을 내렸지만 성난 주민들이 사형에 처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 등 소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홍콩 기업들은 그동안 지리적으로 가깝고 노동력이 싼 방글라데시를 선호했지만 최근 전국적으로 벌어진 파업 등으로 공장을 옮길 생각을 하고 있다고 SCMP는 설명했다.
한 공장 관리자는 “지난 주 공장 생산량이 반토막 났다”며 “이럴 바에는 중국 본토의 광둥성 임금이 10배 높아도 그곳으로 옮기는 게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열악한 근로환경 등에 대해 자각 없이 단지 공장만을 옮기는 행위는 자칫 거센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
최근 방글라데시에 공장을 둔 각국 업체들이 근로환경과 노동권 개선을 위한 구체적인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45개 의류회사가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를 방문해 현지 의류생산자협회 측을 만나 근로환경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또 영국 의류유통회사 프리마크와 캐나다 유통회사 로브로 등은 이번 피해를 사과하며 보상 및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노동절인 1일 “방글라데시 근로자들이 한달에 50달러(약 5만5000원)를 벌기 위해 ‘노예 노동’을 하다가 참사를 당했다”며 “회사 재정을 이유로 근로자들에게 정당한 보수를 지급하지 않는 이윤만을 좇는 행위는 신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