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재웅기자] 올해 국내 M&A 시장의 최대 매물 중 하나로 꼽히는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에 대기업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이미 대우조선 인수의사를 밝힌 포스코, 두산그룹, 현대중공업 뿐만 아니라 한화와 GS그룹도 인수전에 참여할 뜻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대우조선을 둘러싼 인수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대우조선은 현재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의 매각이 결정된 상황이며, 이르면 이번주내 매각 주간사가 선정될 전망이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오는 8월쯤이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 "대우조선 인수에 총력"..새 변수로 등장
한화그룹은 17일 제조, 서비스·건설, 금융 부문별 사장단이 참가한 '한화 글로벌 경영 전략 회의'를 개최하고 대우조선 인수에 그룹의 총력을 기울여 반드시 성사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화(000880)그룹은 그동안 인수 후보로 거론되지 않았던 만큼 이번 공식 선언으로 대우조선 인수전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게 됐다.
이같은 결정 배경에는 현재 한화그룹이 영위하고 있는 각종 에너지 사업과 그동안 중동·아프리카 등지에서 쌓아 온 석유화학 플랜트 부문에서의 시공능력 등이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더욱 큰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한화그룹은 이미 지난 1년여 동안 외부 컨설팅사와 함께 국내외 여러 회사에 대한 M&A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해왔고 내부적으로는 경영기획실 전략기획팀을 중심으로 M&A T.F팀을 가동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춘수 경영기획실장(사장)은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것이며 상호 비전 공유를 통해 한차원 높이 도약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해 대우조선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GS그룹 "내부 검토중"...사실상 공식 선언
그동안 대우조선 인수 후보로 꾸준히 거론돼 왔던 GS그룹도 이날 대우조선 인수에 참여할 뜻이 있음을 사실상 공식화했다.
GS그룹의 지주회사인 GS홀딩스는 이날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대우조선 인수와 관련해 내부적인 검토를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허창수 GS그룹 회장도 지난 16일 "어려운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위험 속에 싹트고 있는 성장 기회를 효과적으로 포착해야 한다"며 "전략적 선택을 했으면 가용한 자원을 집중적으로 투입해 확실한 경쟁 우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해 대우조선 인수 의지를 분명히 했다.
허 회장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하이마트, 대한통운, 현대오일뱅크 등의 인수전에서 번번히 고배를 마셨던 만큼 이번 대우조선 인수전에서 만큼은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GS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GS건설(006360), GS(078930)칼텍스와 대우조선과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GS건설의 경우, 지상플랜트 분야에서 강점을 갖고 있어 대우조선의 강점인 해양플랜트 부문과 합쳐질 경우 육상과 해양 모든 부문에서 최고의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는 계산이다.
GS칼텍스도 대우조선의 주요 고객들이 해외 메이저 정유사인 만큼 에너지 관련 선박 시장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다는 복안이다.
◇포스코 "대우조선 인수는 변신의 기회"
대우조선 인수전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자로 꼽히고 있는 포스코(005490)는 이미 여러차례 대우조선 인수의사를 밝힌 바 있다.
윤석만 포스코 사장은 지난 3일 기자들과 만나 "대우조선 인수에 적극적인 의지가 있다"며 "같이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대상이 있다면 모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단독으로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사장의 이같은 발언은 그동안 포스코가 대우조선 인수에 긍정적이라는 정도의 극히 제한된 표현만을 해왔던 것에 비춰본다면 매우 '적극적'인 의사 표현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특히 "광양만에서 후판 생산량이 향후 800만톤으로 늘어날 것"이라면서 "후판은 계획생산하기가 힘들어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조선업계가 불황일때 확실한 수요처가 생기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인수후 예상되는 기대효과를 구체적으로 표현했다.
지난 11일 열린 포스코 기업설명회에서도 포스코의 대우조선 인수 의지는 그대로 드러났다.
이동희 포스코 부사장은 "대우조선이 포스코가 창립 40년을 맞이한 현재 시점에서 변신의 기회로 노릴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점에서 관심이 있다"며 "해양 부분이 향후 블루오션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내부적으로 상당한 검토가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이밖에도 각종 인프라 사업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두산(000150)그룹의 경우도 대우조선을 인수할 경우, 조선·해양 플랜트부문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관심을 표명한 상태다.
현대중공업(009540)과 STX(011810), 동국제강(001230) 등도 다양한 방법으로 이번 인수전에 참여할 것으로 보여 향후 대우조선을 둘러싼 대기업간의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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