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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럼증, 메니에르병 노화 탓도 있지만 신경기능 회복 도우면 ‘호전’

이순용 기자I 2023.04.27 10:03:00

고혈압약·전립선약 어지럼증 유발 주의 … 전기자극으로 균형감 찾고, 림프 순환 촉진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어지럼증은 50대부터 느끼기 시작해 60~69세에는 병의원을 찾는 제일 원인 증상이라는 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다.

노화로 인한 어지럼증은 당연하다고 여기기 쉽지만 낙상과 그로 인한 골절 사고를 부르므로 평형감각을 잡아주는 전정기관의 노화, 보행시 전정기관과 협응하는 시력·인지기능·운동신경의 저하가 나타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야 한다. 더욱이 무릎관절까지 함께 고장나면 어지럼증으로 인한 균형잡기에 어려움이 가중돼 위험해진다.

심영기 연세에스의원 원장은 “노년기에 흔하게 복용하는 고혈압약, 전립선비대증 치료제(알파차단제), 부정맥 치료제 등은 혈관과 근육을 이완시키고 그 자체로 어지럼증과 심한 기립성저혈압을 일으키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녹내장이나 백내장 같은 시력저하 질환도 어지럼증을 악화시키므로 선제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들어 생기는 상당수 어지럼증은 메니에르병에 의한 것이다. 이 질환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정기관과 연결된 세반고리관에서 림프액 흡수장애로 내이 압력이 상승하면서 나타난다는 게 하나의 설명이다. 40대 후반부터 60대에 집중적으로 늘어나다가 이후엔 소강 상태를 보인다.

병의원에서는 메니에르병에 사실상 유일한 약이라는 베타히스틴(betahistine)을 처방한다. 베타히스틴은 히스타민 H1 수용체에 대한 부분 효능제이자, H3 수용체에 대한 길항제로 작용한다. 메니에르병에 의한 어지러움, 이명, 청력소실이 적응증으로 돼 있다.

그러나 2016년 1월 21일자 영국의사협회저널(BMJ)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베타히스틴의 어지럼증 발생 빈도 억제 효과는 위약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960년대에 개발돼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근거가 미약한 게 입증된 셈이다.

심영기 원장은 “메니에르병에는 이뇨제, 전정억제제, 오심·구토 억제제, 항히스타민제, 신경안정제 등이 두루 동원된다”며 “모두 대증적인 방법으로 근본치료와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물론 메니에르병은 보통 지속시간이 20분 안팎에 그치고, 1~3일 증상이 심하다가 자연 소멸되기도 하고, 한 달에 1회 또는 많게는 10회 정도 속출하기도 하며, 환자의 절반가량은 2년 뒤에 증상이 소실된다고 알려져 있다. 문제는 10명 중 2명꼴로 귀먹먹함, 청력감소, 귀울림, 어지럼증이 고착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간에 흔한 질환이라도 당사자에겐 큰 고통으로 다가오는 게 환자의 심리다. 따라서 증상을 참기 어려운 사람은 속수무책으로 가만히 있기보다는 근본치료에 가까운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심 원장은 “둔화된 평형감각 및 청각 신경에 반복적으로 전류 자극을 가하면 신경세포가 활성화되면서 메니에르병이 개선될 여지가 크다”며 “최신 엘큐어리젠 전기자극치료의 경우 미세전류를 1500~3000V 고전압을 내이에 가까운 부위에 흘려보내 기능이 저하된 신경을 회복하고, 내이에 고인 림프액의 순환과 배출이 촉진하면서 증상을 호전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통상 매주 1회, 6~8주 연속 치료하면 메니에르병으로 인한 어지럼증이나 청력저하가 20~30% 개선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심 원장은 설명했다. 40대 후반 이후 어지럼증, 귀울림, 귀먹먹함, 청력저하 등은 노화가 가장 주된 원인이고 다음으로 스트레스가 꼽힌다. 과도한 염분 섭취, 술·담배·커피의 과용도 문제다. 이를 교정하는 생활습관을 실천하면서 맞춤영양요법과 해독요법을 병용하면 쉽사리 낫지 않을 듯한 메니에르병도 금세 개선할 수 있다고 심 원장은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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