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가속력과 정숙성,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코나일렉트릭은 두 가지 요소를 제대로 갖췄다. 우선 엑셀을 밟자 마자 최대토크의 100%까지 쭉 끌어올리는 강력한 가속력이다. 이런 특징을 가장 잘 살린 업체가 바로 테슬라 아닌가. 페라리보다 빠른 가속력이 바로 전기차의 매력이다. 연비가 나빠질까 봐 소심하게 엑셀을 꾹꾹 밟지 못하는 내연기관 차량과 다른 게 전기차다. 두 번째는 역시 정숙성이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오로지 계기반에 불이 들어올 뿐이다. 출발 가속 역시 너무 조용하다. 잔뜩 긴장하고 귀를 기울여봐야 모기 소리만큼이나 들릴 듯 말 듯한 모터 구동음이 들려올 정도다.
코나 일렉트릭과 2박3일을 지내보면서 잘 만든 전기차라는 답안을 얻어내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다. 기존 코나 크기의 내연기관 차량과는 비교불가한 역대급 가속성능에 낮게 깔린 뒤쪽 배터리 무게 덕분에 핸들링도 뛰어났다. 일상 생활 속에 전기차를 타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는 게 바로 코나 일렉트릭이다.
후면 트렁크 리드 부분에는 전기차를 상징하는 블루드라이브 배지가 추가됐다. 아울러 배기관이 없다는 점을 빼고는 큰 차이가 없다. 테일램프 디자인 일부가 클리어 타입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계기반 디지털 디스플레이는 주행거리와 속도 이외에 코나 일렉트릭의 특징인 회생제동 등 다양한 정보를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주행모드에 따라 계기반 색조가 바뀌면서 색다른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센터페시아 디자인은 수소차 넥쏘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8인치 터치스크린은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배터리 관련 및 주행정보 등을 제공한다. 딱딱한 플라스틱 소재지만 싸구려로 느껴지지 않는다. 많지 않은 버튼은 코팅처리를 해 고급스럽다. 전기차에 또다른 특징은 복잡한 변속기가 없다는 점이다. 모터의 회전 출력을 버튼식으로 조절한다.
150kW 전기모터는 내연기관 출력으로 환산하면 무려 204마력에 달한다. 여기에 최대토크 40.3kg.m이 사실상 엑셀 페달을 밟은 즉시 발생한다. 전기차를 처음 타본 사람은 상체가 시트에 파묻힐 정도로 제켜지는 초반 가속에 깜짝 놀랄 수도 있다. 가속력만큼은 내연기관 차량이 전기차를 상대할 수 없다.
스포츠 모드로 변경한 뒤 가속하면 웬만한 스포츠카와 맞짱을 떠도 뒤지지 않을 기세다. 시내 한복판 널직한 도로에서 신호 대기 중 옆에 정차한 차가 포르쉐 카이엔 디젤 정도라면 한번 맞붙어 볼만 하다. 휠스핀이 발생할 정도로 강한 출력이 앞바퀴에 집중된다.
배터리는 후석 시트 및 트렁크 아래 부분에 장착됐다. 무게중심을 낮춰 코너링이좋아지는 부수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앞뒤 무게 배분도 엔진이 앞에 달린 기존 디젤이나 가솔린 모델보다 좋을 수 밖에 없다. 커다란 배터리 때문에 좁지 않을까 걱정했던 트렁크 공간도 여유 있게 뽑아 냈다. 내연기관 모델과 비교했을 때 큰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낮은 무게중심은 핸들링과 코너링 반응을 향상시킨다. 서킷에서 레이싱에 도전하려 하지 않는 한, 코나 일렉트릭은 ‘달리는 즐거움’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는 차다.
1.6L 디젤과 7단 DCT를 맞물린 코나 디젤의 공연 연비는 16.2km/L다. 얼추 400km를 주행하는데 약 4만원 정도 든다. 코나 일렉트릭은 한 번 완충하는 데 1만 원이면 충분하다. 충전요금에 대한 걱정은 아예 덜어내도 좋을 듯싶다. 이게 바로 코나 일렉트릭이 인기 상종가를 치는 이유다. 가성비를 고민하면 전기차를 구입하는 데 망설일 이유가 없다. 또 배터리는 평생 보증, 모터 관련 부품은 10년/16만km를 무상으로 보증해준다.
비싼 만큼 첨단장비가 잔뜩 들어가 있다. 차체 자세 제어장치, 급제동 경보장치에다 현대 스마트 센스 패키지가 포함됐다.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고속도로 주행 보조, 후측방 충돌 경고와 후방 교차 충돌 경고 시스템까지 포함한다. 부분적으로 가능한 자율주행 기능이다. 출퇴근 정체구간에서 정말 편하게 운전할 수 있다. 정체구간에서 핸들을 살짝만 쥐고 있으면 된다. 차선을 제대로 읽어내고 앞차와의 거리를 부드럽게 조절해준다.
코나 일렉트릭은 보조금을 뺀 정상 가격이 4952만~5,165만 원이다. 기존 코나 디젤 풀옵션(2875만원)에 비해 거의 70% 이상 비싸다. 1500만원 정도가 배터리 가격이다.
전기차 보조금은 일률적인 정부 보조금 1200만원에 지방자치단체마다 500만~700만 원의 보조금을 더해준다. 결과적으로 서울시라면 기본형 모던은 2,750만 원, 프리미엄은 2,950만 원부터 구입이 가능하다. 여기에 친환경차 혜택도 고스란히 얻어진다.개별소비세와 교육세도 300만 원 정도 할인이 가능하다. 아울러 취득세도 200만 원 이내로 줄어든다. 공영주차장과 고속도로 이용료가 50% 할인, 혼잡통행료는 면제다. 그렇다면 배기량이 없는 전기차의 자동차세는 얼마나 될까. 연간 13만 원으로 일률적이다. 소형차와 비슷한 수준이다. 유지비 부담으로 전기차를 구입한다는 소문을 이런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차는 경우가 다르다. 이런 효과가 상당부분 상쇄된다. 전기차는 우선 내연기관차량 부품이 2만5000여개 정도인 것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8000여개 불과하다. 여기에 부품업체 원가절감을 하기 어려운 구조다. 동력장치의 핵심인 배터리를 수직계열화로 내재화하기 어렵다. 배터리는 전기차 원가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기계공학에 근원을 둔 기존 자동차 업체에게 화학 베이스의 배터리 산업은 쫓아갈려고 해봐야 거리를 좁히는 데 만족할 수준일 정도로 산업 자체가 다르다. 결과적으로 현대차는 전기차 시대가 늦게 와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 정작 현대차가 전기차를 작심하고 만든다면 세계 수준급임에 틀림없다. 적어도 코나 일렉트릭을 2박3일 동안 시승해보면서 나온 답안이다.
<현대 코나 일렉트릭 제원>
구동방식 : 전륜구동
전장×전폭×전고 : 4,180×1,800×1,570mm
휠 베이스 2,600mm
공차중량 : 1,685kg
연비 : 5.6km/kWh(도심 6.2km/kWh, 고속도로 5.0km/kWh)
1회 충전 주행거리 : 복합 406km(도심 444km. 고속도로 359km)
배터리 : 리튬이온 폴리머, 량 : 64kWh
모터: 최고출력 : 204ps, 최대토크 40.3kgm
서스펜션 :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링크
타이어 : 215/55R17
가격 : 모던 4650 만원, 프리미엄 4850 만원 (보조금 별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