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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라인, 유럽진출 교두보 확보..스타트업 펀드 출자

김유성 기자I 2016.09.30 12:52:05

한국계 프랑스 장관 출신 플뢰르 펠르랭의 벤처 캐피탈에 투자
유럽 현지 스타트업과 교류 통해 현지 시장 진출 기회 준비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난 7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도쿄·뉴욕 증시 상장으로 해외 사업 첫 성공 사례를 남긴 네이버(035420)가 유럽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네이버와 라인은 유럽의 스타트업 투자를 통해 그곳 시장 기회를 엿본다. 가교 역할은 한국계 첫 프랑스 장관 출신인 플뢰르 펠르랭 코렐리아 캐피탈 창업자가 맡는다.

펠르랭 전 장관은 서울 태생으로 태어난 이듬해(1974년) 프랑스 가정으로 입양됐다. 그는 2000년 프랑스 감사원 부임을 시작으로 공직 생활을 했다. 이후 중소기업 디지털 경제부 장관(2012년)으로 임명됐다.

팰르렝 전 장관은 디지털 경제부 장관으로 재직하면서 프랑스 디지털 기업을 지원하는 ‘프렌치 테크’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2014년에는 프랑스 문화부 장관으로 재직했다. 2016년 2월 공직에서 나온 뒤 자국 디지털 기업 진흥을 위한 벤처 캐피탈 창립에 힘을 기울였다.

아해진 네이버 의장 (사진=김유성 기자)
30일 네이버와 코렐리아 캐피탈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양사간 협력 계획을 밝혔다. 네이버와 라인은 벤처 캐피탈 코렐리아 캐피탈의 첫 투자 파트너사로 유럽 현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진행한다. 이들은 코렐리아 캐피탈의 첫 운용 펀드인 ‘K펀드1(케이펀드원)’에 1억유로(약 1240억원, 네이버 5000만유로+라인 5000만유로)를 출자했다.

이해진 네이버 의장은 “라인의 성공 이후 어디에 도전할지 내부적으로 고민이 컸다”며 “그중에서도 고민했던 게 유럽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투자 수익만 원했다면 기존의 유럽 펀드에만 돈을 넣었을 것”이라며 “단순 투자 뿐만 아니라 전략적 사업 진출에 대한 고민도 컸다”고 전했다. 유럽 현지 스타트업과 교류하며 프랑스 등 현지 시장 진출을 타진하겠다는 뜻이다.

이 의장은 “유럽의 스타트업이 아시아에 오고, 한국의 스타트업이 그쪽에 진출할 수 있도록 코렐리아가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협력은 그 첫걸음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유럽내 각 정부들은 미국 구글이나 애플 등에 뒤쳐진 디지털 경제 주도권을 가져오기 위해 다양한 스타트업 지원책을 세우고 있다. 구글과 야후 등 글로벌 IT기업과 경쟁하며 성장한 네이버와 라인과 같은 기업 사례가 절실하다.

실제 유럽의 인터넷 시장은 글로벌 기업들이 장악한 상태다. 검색 시장은 구글이 90% 넘게 차지하고 있다. 동영상은 유튜브, 소셜미디어는 페이스북이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다.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전 문화부 장관 (사진=김유성 기자)
이 같은 시각은 펠르팽 전 장관의 인삿말에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펠르랭 전 장관은 “장관직에 있을 때, 인터넷은 가치 창출 공간이라고 여겼고 모든 지역에서 누구나 균등한 기회를 가져야 한다고 봤다”며 “그러나 (구글 등) 다국적 기업들은 그들의 이익만 추구할 뿐 국가 경제에 대한 고려는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차원에서 네이버 측과 협력하게 됐다”며 “우리가 사회를 변화시켜보자는 측면에서 이해진 의장과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K펀드1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이버와 라인이야말로 유니콘 기업으로 좋은 예를 보여주고 있다”며 “향후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코렐리아 캐피탈은 올해 11월말까지 조직 구성을 완비할 계획이다. 출자 금액중 3000만유로는 다른 펀드에 대한 투자를 한다. 나머지 7000만유로로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를 한다. 펠르랭 전 장관은 “아직 투자 1호 대상 기업은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빅데이터나 사물인터넷(IoT), 머신러닝, 딥러닝 등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라인과 네이버의 성공 DNA를 유럽 스타트업에 전파하고자 한다”며 “투자 대상 기업들이 앞으로도 네이버와 라인과 지속적으로 연결돼 멘토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펠르랭 전 장관과 이해진 의장은 인터넷 기업들의 독점화 경향과 세금 회피 등에 대해 같은 목소리를 냈다. 펠르랭 전 장관은 “인터넷을 자유롭게 제공하기 원한다면 일부 주자만 인터넷을 점유해서는 안된다”며 “또 국가의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은 그 국가의 법을 지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장도 “(글로벌 기업들의) 독점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여전히 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걱정했다.

발언하는 이해진 네이버 의장(왼쪽)과 이를 경청하는 플뢰르 펠르랭 프랑스 전 문화부 장관(오른쪽) (사진=김유성 기자)
유럽 인터넷 사용자 현황
자료 : We are social (Digital in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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