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상욱 류의성기자] 삼성전자(005930)가 2년여 만에 해외 기업 M&A(인수합병)를 성사시켰다.
삼성전자는 22일 폴란드 가전 브랜드인 `아미카`의 공장과 생산설비, 인력 등 자산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투입 비용은 약 7600만 달러다.
투입금액으로 보면 크지 않지만 이번 현지업체 인수는 단순한 해외 생산라인을 하나 늘린 것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생산거점 확보위한 `첫 M&A`..유럽 가전 공략 전초기지
이번 아미카 인수가 주목받는 이유는 2년여만의 해외기업 인수라는 점외에도 삼성전자가 현지 생산거점 마련을 위해 구사한 `첫번째` 인수합병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해외 생산거점에 직접 진출하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현재 북미시장을 겨냥해 멕시코에 TV와 가전공장을, 유럽 TV시장을 겨냥해 슬로바키아에 TV공장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유럽 가전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업체 인수라는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직접 진출하는 것에 비해 보다 상대적으로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내린 결과로 풀이된다.
그동안 생산거점들을 구축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폐쇄적`이었다면 이번과 같은 인수합병 사례는 보다 `개방적`인 사고로 접근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현재 삼성전자는 2015년 유럽 가전시장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현지 생산거점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해외업체 인수를 통해 `전초기지` 마련에 성공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삼성전자는 앞으로 유럽시장을 겨냥한 가전사업에서 과거보다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출 전망이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TV와 휴대폰 등 각 사업분야에서 보여준 행보와 그 성과들을 감안할 경우 이번 인수건은 유럽가전 시장에 대한 삼성전자의 `공격적 의지`를 보여준 사례로 해석해도 무방하다는 평가다.
◇2년만에 M&A..향후 전략변화 여부 주목
삼성전자가 해외기업 인수를 성공한 것은 약 2년만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10월 이스라엘 트랜스칩을 인수한 바 있다.
트랜스칩은 이스라엘의 비메모리 회사로, CMOS이미지센서(CIS) 분야에선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 명칭이 `삼성전자 이스라엘 R&D센터`(SIRC)로 바뀐 후 삼성전자의 시스템LSI사업부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삼성전자는 해외 M&A에서 실패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지난 1994년 인수한 미국 PC 업체인 `AST`의 경우, 핵심 인력들이 무더기로 이탈하면서 결국 실패한 사례로 기록됐다. 이후 삼성전자는 M&A에 있어서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온 것이 사실이다.
작년에는 세계 1위 플래시메모리카드 업체인 미국 샌디스크사 인수를 추진하며 업계를 놀라게 했지만 인수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결국 이를 철회하기도 했었다.
이후 한동안 잠잠했던 삼성전자가 폴란드 가전업체를 인수하면서 향후 추가적인 M&A 가능성에도 관심이 이어질 전망이다. 세계적인 경기불황이 아직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해외업체들에 대한 인수합병을 시도하기에 적기라는 분석들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당장 동원할 수 있는 막대한 자금들을 보유하고 있다. `의지`만 있다면 보다 느긋한 입장에서 추가적인 기업인수에 나설 수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새로운 경영진 체제를 갖췄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와관련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에도 회사입장에서 새로운 기회가 된다면 인수합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며 "지금도 달라진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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