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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1만원 시대”…가족 외식, 뷔페로 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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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I 2026.06.03 14:13:21

단품 외식 가격 부담에 뷔페 재조명
백화점·쇼핑몰 집객 콘텐츠 부상
커지는 수요에 애슐리·빕스·테이크 매장 확대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주말 점심, 서울 도심의 한 뷔페 매장 앞에는 수십 팀의 대기 줄이 늘어섰다. 유모차를 끌고 온 가족부터 부모님을 모시고 온 자녀 세대까지 가족 단위 손님이 대부분이었다. 한식과 양식, 디저트까지 한 자리에서 고를 수 있는 메뉴 구성이 세대마다 다른 입맛을 한 테이블에 묶어냈다.

가족 외식의 풍경이 바뀌고 있다. 외식 단품 가격이 줄줄이 1만원을 넘어서면서 정해진 가격에 다양한 메뉴를 즐길 수 있는 뷔페가 합리적 외식 선택지로 다시 떠오르고 있다. 과거 뷔페가 ‘많이 먹는 곳’이었다면, 최근에는 가족 구성원 모두가 각자 원하는 메뉴를 고를 수 있는 ‘실패 확률 낮은 외식 공간’으로 재해석되는 모습이다.

외식 물가 부담은 이미 체감권에 들어왔다. 3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지역 칼국수 1인분 평균 가격은 1만38원으로 1만원선을 넘어섰다. 냉면은 1만2615원, 비빔밥은 1만1692원으로 1만원을 훌쩍 웃돈다. 가족 4명이 외식에 나서면 간단한 한 끼도 5만~6만원을 훌쩍 넘는다. 삼겹살 200g 가격도 2만원대에 올라 외식 메뉴 전반에서 가격 저항이 커지고 있다.

단품 외식 부담에 뷔페 재조명

뷔페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가격 구조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단품 메뉴 여러 개를 주문하는 일반 음식점과 달리 뷔페는 사전에 지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다. 아이는 디저트를, 부모는 한식을, 젊은 세대는 양식과 샐러드를 고르는 식으로 가족 구성원별 취향 차이도 줄인다. 외식비를 아끼려는 소비자가 무조건 싼 한 끼를 찾기보다, 한 번 나갈 때 가격 대비 만족도를 따지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

이랜드이츠가 운영하는 애슐리퀸즈는 성인 기준 평일 점심 가격을 1만원대 후반으로 책정해 가족 외식 수요를 끌어들이고 있다. 4월 기준 매장은 120개로, 2022년 59개에서 두 배 이상 늘었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빕스도 2022년 25개에서 현재 35개로 확대됐다.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지만 스테이크, 샐러드바, 디저트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가족·모임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특정 메뉴에 집중한 뷔페형 브랜드도 빠르게 자리를 넓히고 있다. 샤브샤브 뷔페 샤브올데이는 2023년 첫 매장을 연 뒤 약 2년 만에 전국 단위 브랜드로 성장했다. 평균 200평 이상 대형 매장에서 소고기와 샐러드바, 디저트를 함께 제공하는 구성이 가족 단위 외식 수요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롯데GRS도 지난달 경기 광명에 한식 뷔페 ‘복주걱’ 2호점을 내며 시장 확장에 나섰다. 아워홈은 지난달 서울 종로에 뷔페 브랜드 ‘테이크’ 첫 매장을 열었다. 고물가를 겨냥해 성인 기준 평일 점심을 2만원대로 책정하고, 직장인과 가족 고객을 동시에 겨냥했다.

백화점·쇼핑몰도 뷔페 모시기

출점 공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패밀리레스토랑과 뷔페 브랜드는 대로변 단독 매장 중심으로 성장했다. 1층에 주차 공간을 두고 2층을 식사 공간으로 운영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최근에는 백화점, 아울렛, 복합쇼핑몰 등 대형 유통시설 입점이 늘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단순 쇼핑만으로 고객을 붙잡기 어려워지면서 식음 매장이 핵심 집객 콘텐츠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뷔페는 체류 시간이 길고 가족 단위 방문객을 끌어들이는 효과가 크다. 백화점과 쇼핑몰 입장에서는 식사 전후 쇼핑, 문화시설 이용, 장보기까지 이어지는 소비 동선을 만들 수 있다.

외식업계에도 유리하다. 대형 유통시설은 가두점보다 유동인구가 풍부하고, 주차와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수유실, 기저귀 교환대 등 육아 편의시설이 갖춰진 곳도 많아 가족 고객을 받기에 좋다. 가족 외식 수요와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집객 전략이 맞물리면서 뷔페 매장이 다시 늘어나는 구조다.

소비심리도 뷔페에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다. 고물가에 가계 지출 부담이 커지면서 외식 횟수를 줄이는 대신, 한 번 나갈 때 가족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곳을 고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무조건 저렴한 한 끼보다 ‘가격 대비 확실한 만족’을 우선하는 흐름이 다양한 메뉴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뷔페로 이어지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외식비 부담이 커지면서 메뉴 선택 폭과 체류 경험을 함께 제공하는 매장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며 “뷔페는 가족 구성원별 취향 차이를 줄이면서도 가격을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고물가 시대 외식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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