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할아버지가 운전하다가".. 초고령화 노인 손상 환자 '쑥'

이지현 기자I 2024.08.28 12:10:54

손상 하루 557명 응급실 방문…7명 사망
초저출생 초고령화 영향 청소년↓ 노인↑
10~20대 자해·자살시도·중독 손상 ‘쑥’

[이데일리 이지현 기자] 운수사고로 인한 손상환자 중 65세 이상 비율이 10년 새 9.0%포인트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운전자가 늘며 고령자 사고도 늘고 있는 것이다. 고령 운전자의 손상 예방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사진=게티이미지)
◇ 지난해에만 20만명 손상…응급실行

질병관리청이 28일 공개한 ‘2023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에 따르면 23개 참여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환자는 총 20만 3285명이었다. 이 중 손상으로 입원한 환자는 3만 2691명(16.1%), 사망한 환자는 2425명(1.2%)이었다. 전체 손상환자 중 남성(56.5%)이 여성(43.5%)보다 더 많았다. 연령별로는 0~9세가 17.9%로 가장 많았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전체 손상환자에서 10대 이하 어린이·청소년의 비율은 9.1%포인트(2013년 36.5%→2023년 27.4%) 감소한 반면, 60세 이상 비율은 14.0%포인트(2013년 14.3%→2023년 28.3%, 14.0%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입원과 사망에서 70세 이상의 비율이 7.8%에서 16.3%로 2배 이상 늘었다.

손상의 주요 원인은 △추락·낙상(37.8%) △둔상(19.4%) △운수사고(13.1%) 등의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10세~29세(둔상 25.4%)를 제외한 10대 이하와 30대 이상의 연령에서는 추락·낙상이가장 많이 발생했다.

손상은 발생 행위의 의도 여부에 따라서 비의도적 손상과 의도적 손상으로 구분되며, 비의도적 손상은 안전사고와 연결되는 의미로 고의성이 개입되지 않은 손상을 의미한다. 특히 자해·자살이나 폭력·타살 등의 의도적 손상은 비음주상태의 환자에서는 5.8%로 나타났으나, 음주 상태의 환자 중에서는 34.0%를 차지했다. 음주상태가 의도적 손상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또한 음주상태에서는 중독(11.5%), 추락·낙상(46.0%), 둔상(22.1%) 등의 손상도 상대적으로 높은 발생을 보였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 車 사고 환자 감소세 속 고령환자 ‘껑충’

운수사고의 경우 10년 전과 비교해 손상환자 수는 약 1.6배(2013년 4만 1928명→2023년 2만 6689명, 1만 5239명↓) 감소했다. 그런데 운수사고 환자에서 65세 이상의 비율은 2013년 12.6%에서 2023년 21.6%로 9.0%포인트나 증가했다.

65세 이상 고령자의 운수사고 발생 시 노인이 직접 운전한 경우 3080건(53.6%)으로 가장 많았다. 10년 전에 비해 노인 운수사고 중 노인이 운전자인 비율이 6.0%포인트(47.6%→53.6%)로 크게 늘며 사고도 많아진 것으로 보인다.

운수사고 중 운전자 손상환자 수는 약 1.3배(2만 2426명→1만 7312명, 5114명↓) 감소했다. 이 중 65세 이상의 비율은 11.3%에서 17.8%로 6.5%포인트나 증가하는 등 고령 운전자의 손상 예방대책이 시급함을 시사했다.

낙상도 60대 이상의 환자 비율이 10년 전과 비교하여 1.8배 증가했다. 연령이 증가할수록 입원율과 사망률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낙상의 경우 대부분 집(42.9%)에서 다치는 경우가 많았다. 세부적 장소로는 거실(17.5%), 계단(16.2%), 화장실(15.1%) 순으로 많이 발생했다.

10~20대는 자해·자살 및 중독 비율이 증가했다. 자해·자살 환자의 비율은 2013년 2.4%에서 2023년 4.9%로 10년 전보다 약 2.2배 가량 증가했다. 중독도 10년 전과 비교해 중독환자 비율이 약 1.7배(2.5%→4.2%) 가량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10~20대의 변화가 뚜렷하게 나타났는데, 10~20대의 자해·자살 시도자 비율이 14.5%포인트(29.3%→43.8%) 증가했다. 중독 비율도 14.3%포인트(19.2%→33.5%) 늘었다. 이는 10대 청소년의 자해·자살 및 중독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심과 관리가 시급함을 시사한다.

자해·자살 시도 환자의 시도방법으로 중독(62.1%)이 가장 많았다. 중독손상환자 중에서도 73.1%가 자해·자살 목적이었다. 자해·자살의 시도 이유로는 정신과적 문제가 47.1%를 가장 많았다. 중독물질로는 치료약물(67.4%), 인공독성물질(10.8%), 가스(10.6%), 농약(8.9%) 등의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원인과 위험요인을 밝혀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응급실 손상환자심층조사를 통해 손상 발생 위험요인과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사회구조 변화에 따른 손상의 변화양상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애주기별 손상예방 가이드라인 등을 개발·배포해 국민이 건강하고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