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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경제통상대사와 이복실 세계여성이사협회 한국지부 회장은 26일 오전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에서 ‘다시 쓰는 우리의 이야기(Reboot your story)를 주제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참석해 이같이 입을 모았다.
두 사람은 표창원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 소장이 모더레이터로 나선 가운데 기조연설자 대담을 통해 공직생활을 하며 겪었던 성차별과 편견, 이를 극복한 과정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유명희 경제통상대사는 최근 자신의 근황과 관련해 “저는 그야말로 리부트(Reboot), 저의 스토리를 다시 쓰고 있다. 한 30년간 치열하게 일선 현장에서 일하다 현재는 경제통상대사로 재충전의 시기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의 일을 자문하는 것이라 이 계기로 재충전하고 제가 한 공부를 다른 전체 큰 이슈로 놓고 바라보는 시간 가지는 중”이라며 “어찌보면 같이 계씬 많은 분들과 지금부터 새로운 이야기를 리부트해 써나가야 할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30년간 통상관련 정부 부처와 국제기구 등에 근무하며 공직 생활의 리더로 활약해온 유명희 경제통상대사는 ‘다시 공직생활로 돌아가라 한다면 노땡큐를 하겠다’라고 언급해 시선을 집중시켰다. 유명희 대사는 이에 대해 “예전에 저희 큰 애가 돌 전에 입원할 만큼 아팠던 적이 있다. 당시 제 남편은 당당히 아이가 아프다며 조퇴를 선언할 수 있었지만 저는 그러지 못했다”고 과거 일화를 회상했다. 이어 “당시 저는 아이가 아프다는 내색 자체를 하지 않았다. 퇴근해서 병원에서 쪽잠을 잤지만, 다음날 더 생생히 보이려 화장을 열심히 하고 출근해 일을 했다”며 “여성은 가정이 있어서 일을 하면 안된다는 편견이 당시에 많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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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당시 대기업에서 인재를 뽑는 기준은 대부분 군필자였다. 여성은 시험으로밖에 직업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며 “여성이 일을 하려면 행정고시나 사법고시 외무고시 등을 치르는 것이었는데, 저는 행정고시를 준비해서 첫 발령을 문교부에서 받았다”고 떠올렸다.
정부부처에 발령을 받고 난 뒤에도 좀처럼 본부에서 일할 기회를 제공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당시 이런 커다란 관료 조직들은 조직 문화로서 여성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었다”며 “그래서 저는 계속 지방으로 여기저기 파견을 나갔다. 나중엔 미안하니 해외 유학까지 보내줬다(웃음)”라고 회상했다.
이어 “좀처럼 보직을 주지 않으니 참을 수 없어서 9년차에 과장과 면담을 했다. 당시 과장님에게선 이미 본부에 여성 사무관이 3명이나 들어와 충분한 상황이란 대답이 돌아왔다”며 “제 능력 부족 때문이 아니었던 거다”라고 덧붙였다.
능력과 관계없이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상황을 직접 겪으며 여성 문제에 눈을 뜨게 됐다고도 강조했다.
이복실 회장은 “그렇게 문교부를 떠나 나에게 기회를 주는 곳으로 가자는 결심을 하면서, 관료적이지 않은 작은 조직을 찾게 됐다”며 “기회가 주어지지 않은 상황의 어려움과 한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여성가족부로 부처를 옮긴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