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현대자동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아세안 전기차 시장 공략과 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배터리셀 합작공장 건립을 본격화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15일(인도네시아 현지 시간 기준) 인도네시아 카라왕 지역의 신 산업 단지(KNIC) 내 합작공장 부지에서 배터리셀 공장 기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앞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상반기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하는 방식으로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7월 인도네시아 정부와의 협약을 통해 약 11억 달러(한화 1조1700억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8월에는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했다.
기공식은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현지 행사장과 현대차그룹 및 LG에너지솔루션 양측을 화상으로 연결한 온-오프라인 이원화 방식으로 진행했다.
인도네시아 측에서는 조코 위도도 대통령을 비롯해 루훗 판자이탄 해양투자조정부 장관, 바흐릴 라하달리아 투자부 장관 등 정부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 조성환 현대모비스(012330) 사장 등 양 그룹 경영진들이 온라인 화상 연결을 통해 참석했다.
정의선 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미래 경쟁력 확보의 핵심인 전기차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선두기업 LG에너지솔루션과 인도네시아에 배터리셀 합장공장을 설립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시작으로 전후방 산업의 발전을 통해 인도네시아에 전기차 생태계가 성공적으로 구축될 것”이라며 “나아가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전기차 시장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종현 사장은 “오늘은 배터리 산업의 미래를 열어갈 인도네시아의 첫 차세대 배터리셀 공장이 첫발을 내딛게 된 의미 있는 날”이라며 “이번 합작공장 설립으로 세계 최초의 전기차 통합 서플라이 체인 구축에 한 발짝 더 가까워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착공한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오는 2023년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총 33만㎡의 부지에 건립되며, 2024년 상반기 중 배터리셀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합작공장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15만대분 이상에 달하는 연간 10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수 있다. 또한 향후 전기차 시장 확대를 감안해 생산능력을 30기가와트시(GWh)까지 늘릴 수 있는 준비가 되어있다.
합작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셀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신기술을 적용, 고함량 니켈(N)과 코발트(C), 망간(M)에 출력을 높여주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춰줄 수 있는 알루미늄(A)을 추가한 고성능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이다. 합작공장의 배터리셀은 2024년부터 생산되는 현대차와 기아의 E-GMP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비롯해 향후 개발될 다양한 전기차에 탑재될 예정이다.
또한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아세안 전기차 시장에서도 주도권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9년 대통령령을 통해 전기차 사치세 면제 등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 부품 현지화율을 지속적으로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차 가격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사치세율을 인상하는 자동차 세제 관련 법안을 확정하며 자국 내 전기차 관련 산업 육성과 전기차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지난 7월에는 현대차그룹 및 LG에너지솔루션과의 투자협정 체결을 통해 일정 기간 법인세와 각종 설비 및 부품에 대한 관세 면제 등의 인센티브 제공으로 합작공장의 성공적 운영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배터리셀 합작공장은 아세안 및 글로벌 전기차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