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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벅도 시작했다'…배달대행 플랫폼 투자 분위기 달라질까

이광수 기자I 2020.12.16 11:00:30

일부 배달대행 업체 적자구조로 기관투자 어려움 겪어
스타벅스·올리브영 등 배달 나서…바로고·부릉 등과 제휴
"실적 개선되며 분위기 달라질 것"

[이데일리 이광수 기자] 배달대행 플랫폼을 바라보는 투자업계의 시선에 변화 움직임이 포착된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적자가 커지는 사업 구조로 배달대행 업체들의 투자유치는 원활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스타벅스나 올리브영 등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배달 사업에 나서며 향후 실적 측면에서 개선될 여지가 크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 2위 사업자부터 투자유치 어려움 겪어

1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배달대행 플랫폼들은 올해 활발하게 투자 유치를 진행했지만 대부분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1위 배달대행 서비스인 ‘생각대로’를 운영하는 인성데이터의 경우 지난달 네이버(035420)로부터 400억원을 투자받는 등 무난히 기관투자 유치를 받고 있다. 당시 인성데이타의 기업가치는 약 3800억원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생각대로의 경우 일단 기관들이 우려하는 실적 측면에서 손익분기점(BEP)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위 사업자부터는 투자유치를 하지 못했다. 바로고는 지난해 시리즈B 단계로 120억원을 투자를 유치했지만 올해는 후속 투자 유치에 실패했다. NH농협은행이 ‘엔에이치나우농식품1호사모투자’로 바로고에 투자하는 안을 검토했지만 적자 구조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3위 사업자인 메쉬코리아의 경우 상황은 더 어려웠다. VC업계 관계자는 “이미 누적된 영업적자 규모가 크고, 초창기 멤버 일부가 이탈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펀딩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이마트 역삼점에서 국내 첫 배달전용 매장을 열었다. 배달은 배달대행 플랫폼인 ‘바로고’에게 맡기기로 했다. (사진=스타벅스코리아)


◇ “돈 들여 ‘라이더’ 확보해도…회사 역량 안돼”

배달대행 플랫폼 업체들의 대부분이 적자를 면치 못하는 것은 시장은 커지고, 매출도 늘었지만 업무의 핵심 중 하나인 ‘라이더’를 확보하는 비용이 커서다.

IB업계 관계자는 “배달 수수료는 이미 시장 논리로 정해져있는 부분이고, 당장 배달해줄 라이더가 없다면 음식점주들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2~3위 사업자 입장에서는 라이더를 잡기 위해 투자금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도 투자금으로 확보한 라이더가 온전히 해당 플랫폼의 역량으로 남는 것이 아닌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된다. 지금 상태라면 라이더 확보를 위해서 계속 비용을 써야하는 상황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플랫폼이 건당 500원을 더 준다고 해도 라이더들이 해당 플랫폼에 소속감을 갖고 남을 수 있는 금액은 아니다”라며 “라이더들은 언제든지 돈을 더 주는 플랫폼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플랫폼만의 차별점이 없다면 투자유치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프랜차이즈도 배달 나서…분위기 달라진다

다만 최근에는 대형 프랜차이즈 사업자가 배달 사업에 나서면서 배달대행 플랫폼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는 분위기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이마트 역삼점에서 국내 첫 배달전용 매장을 열었다. 배달대행인 2위 업체인 바로고가 맡았다. 스타벅스는 이달 배달전용 매장 2호점을 열고, 소비자 반응을 본 뒤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올리브영과 아리따움, 다이소 등도 부릉, 바로고 등과 함께 배달서비스를 시작한다. 업계에서는 대형프랜차이즈들의 배달 사업 진출이 가속화되면서 배달대행 플랫폼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VC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음식뿐만 아니라 식료품과 생필품을 배달하는 ‘퀵커머스’도 확장세”라며 “배달을 통해 소비하는 패턴이 학습되고 나면 다시 이전의 소비 패턴으로 돌아가기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관련 시장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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