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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림 vs 한솔 "누가 더 熱 잘내나 붙어보자"

민재용 기자I 2012.11.01 14:10:00

무림·한솔, 에너지 비용 줄이려 `스팀` 생산 경쟁
제지업계, 친환경·에너지비 절감의 중심지로 부상

[이데일리 민재용 기자] 제지업계 양대 산맥인 무림과 한솔이 종이 및 목재 생산 시 꼭 필요한 ‘스팀’을 놓고 또 한 번 피할 수 없는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다. 무림이 펄프 생산 뒤 남는 부산물인 흑액(黑液)을 이용해 스팀을 생산하며 에너지 비용을 줄이자 한솔 측도 스팀 생산용 보일러를 만들고 양산 체제에 돌입하며 맞서고 있는 것.

▲흑액(좌)과 목재칩
1일 업계에 따르면 무림그룹은 지난 2008년 국내 유일의 펄프공장인 동해펄프(현 무림P&P)를 인수한 뒤 펄프 생산 부산물인 흑액을 이용해 스팀을 생산하고 있다.

펄프의 원료인 목재칩은 증해(삶음) 등의 공정 을 거쳐 섬유소와 리그닌으로 분해된다. 섬유소는 펄프를 만들고 리그닌은 농축해 흑액을 만드는데, 이 흑액을 연소시키면 스팀이 생산된다.

무림P&P(009580)가 흑액으로 스팀을 생산해 절감되는 에너지 비용은 연간 500억원으로 추산된다. 특히 흑액을 쓸 경우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도 돼 이산화탄소도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

무림P&P 관계자는 “연간 50만톤의 종이를 생산하기 위해서 약 70만톤의 스팀이 필요한데 이를 전액 흑액으로 만들어내고 있다”며 “특히 벙커C유 등 화석 연료를 한 방울도 사용하지 않아 연료비뿐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제로 수준”이라고 말했다.

무림이 흑액을 이용해 에너지 경비를 줄이자 한솔그룹도 스팀 생산 설비에 투자에 뛰어들며 대응하고 있다.

지난 3월 지식경제부의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자금 102억원을 지원받아 열병합 발전 설비에 투자해 왔던 한솔은 최근 1단계로 스팀 생산용 보일러 공사를 완료하고 본격 스팀 양산 체제에 돌입했다.

보일러 완공으로 한솔이 생산할 수 있는 스팀 규모는 연간 37만 9000톤으로 추산된다. 한솔은 생산한 스팀을 계열회사인 한솔홈데코의 중밀도 섬유판(MDF) 제조 과정에 활용해 에너지 비용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한솔홈데코(025750)는 MDF를 생산하며 연간 31만톤의 스팀을 쓰는데 전량 자체 조달이 가능해져 약 24억원의 에너지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한솔은 회사 사용분을 제외한 스팀 잉여분은 판매해 부가 수익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열병합 발전 설비 2단계인 스팀 터빈 공사가 완료되면 내년 3월부터는 연간 1000만㎾의 전력도 만들어 내 이 역시 판매할 계획이다. 한솔홈데코 관계자는 “2015년에는 스팀과 전력 판매로만 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기업을 표방하며 녹색 경쟁을 펼치고 있는 양사가 에너지 경비 절감 경쟁에서도 맞 붙었다”며 “양사의 계속된 경쟁으로 제지업계가 `친환경·에너지비 절감`의 중심 산업지로 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무림 P&P의 제지 생산 과정. 무림P&P는 펄프 부산물인 흑액을 이용해 에너지비를 연간 500억원 절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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