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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크셔 2인자 "포스코 기술, 죄책감 느낀 일본이 줬다" 논란

지영한 기자I 2010.05.03 14:53:47

멍거 "포스코 성공은 일본의 공"
포스코 자체 R&D 노력 무시한 발언

[뉴욕=이데일리 지영한 특파원] "당신들 한국인들이 세계 최고의 철강 회사를 만들게 한 초기 기술은 어디서 얻어왔나? 일본이다. 그것(포스코가 세계 최고의 철강사가 된 것)이 일본의 공(功)이라는 점을 우리는 확실히 안다."

▲ 찰리 멍거 버크셔 부회장이 2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기자회견장을 빠져 나가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 2인자 찰스 멍거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킬 전망이다. 멍거 부회장은 2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버크셔가 5.2%의 지분을 보유한 포스코에 대해 이 같은 입장을 피력했다.

워렌 버핏이 보유한 버크셔 해서웨이는 전날 연례 주주총회를 개최한 데 이어 이날 자신과 멍거 부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오마하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졌다.

멍거는 주주로서 포스코 경영에 조언할 것이 있느냐는 한국기자들의 질문에 포스코가 세계 최고의 철강 회사일 정도로 경영을 잘하기 때문에 조언해 줄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멍거는 특히 "한국인들은 세계에서 최고의 철강 회사를 가졌다"며 "포스코를 가진 것은 큰 행운"이라며 포스코를 한껏 추켜올렸다.

그러나 멍거는 뜬금없이 "당신들 한국인들이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를 만들게 한 `초기 기술(Initial technology)`은 어디서 얻어왔나"라고 묻고는 "한국은 일본에서 기술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본이 기술을 한국에 왜 줬느냐면, 일본이 (일제강점에 대한) 죄책감을 느꼈기 때문(why did Japan gave it to you because they felt guilty)"이라고 말하고는 "그것(포스코가 세계 최고 철강사가 된 것)은 일본의 공(That's the credit to Japan)"이라고까지 언급했다.

사실 포스코가 1970년 1월 기공식을 하고 공장을 지을 때만 해도 한국은 대규모 철강공장을 지을 기술과 노하우가 없었다. 이에 따라 멍거의 말대로 포스코는 일본제철 등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1973년 제철소를 완공했다.

하지만 포스코가 오늘날 세계 최고의 철강회사로 발돋움하기까지는 초창기 일본의 기술지원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포스코가 자체 연구개발(R&D)에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기에 가능했다는 것은 무시한 셈. 

그러나 멍거는 이날 포스코의 R&D 역량이나 자체적인 기술개발 성과는 전혀 거론하지 않은 채 `세계 최고의 포스코가 일본의 덕`이란 점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We damn well know)"는 점만 강조했다.

이날 인터뷰에는 일본 기자들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아시아 각국 기자들이 다수 참석했다. 멍거의 발언은 마치 일본이 `일제강점기`를 진심으로 뉘우쳐, 한국의 경제성장까지 후원했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소지가 다분했다.  
 
한편 워렌 버핏은 전날 주총장에서 내년 3월께 인도와 중국을 방문할 것이라고 밝혀 주목을 받은데 이어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조만간 일본을 방문할 것이라고 언급, 잇따른 아시아 방문에 대해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버핏은 한중일 3국중 유일하게 한국은 방문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앞서 버핏은 버크셔 해서웨이가 다음번 인수합병(M&A)을 위해 100억달러를 사용할 준비를 끝내고 있다고 밝혀, 버핏의 행보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버핏은 미래 투자처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지만,  버크셔의 투자 기회를 물색하기 위해 가끔 국외를 여행할 것이라고 언급해 미래 투자처가 해외 기업, 특히 아시아쪽 기업일 것이라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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