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수정기자] 외환은행(004940)이 분기배당을 할 수 있는 근거를 정관에 마련키로 했다.
이에 따라 론스타가 한국 사업을 철수하기에 앞서 외환은행에 대한 투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기 위한 작업이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외환은행이 금융감독원에 보고한 주총소집통지 공고사항에 따르면 외환은행은 3월과 6월 9월말 분기에 배당을 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정관에 마련키로 하고 이를 오는 28일 주총 안건으로 상정한다.
외환은행 관계자는 "국내 주요은행들은 이미 분기 또는 반기 배당정책이 정관에 반영돼있다"며 "당행의 정관을 국내 경쟁은행 및 글로벌 은행과 동일한 기준으로 표준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분기배당은 이사회 결의를 거쳐 분기말 현재 주주에게 이익을 배분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주총에서 통과되면 바로 시행된다.
외환은행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비 5.9% 감소한 9470억원이다.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액은 700원.
외환은행은 지난 2006년 10년만에 배당지급을 재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론스타는 2006년과 지난해 각각 4167억원, 2303억원 등 총 6470억원을 회수한 상태다.
론스타는 이번 분기배당 결의를 통해 연내에 외환은행 지분 51%를 팔고 나가더라도 추가로 배당을 챙길 수 있는 길을 마련하게 됐다.
다음 달 말 HSBC와 외환은행 지분 매각 계약 시한을 앞두고 있지만 금융당국의 승인이 보류된 만큼 계약 파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론스타는 기존에 투자했던 극동건설과 스타타워, 스타리스를 이미 처분한 상태이며 LG카드와 삼성카드, 우리카드 등 2조원 규모의 카드채를 보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음 달까지 외환은행 딜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지 않은 만큼 론스타가 6월이나 9월 정도에 분기배당을 받고 외환은행 지분을 분할 매각해 빠져가갈 가능성도 예상해 볼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론스타가 카드채와 외환은행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투자자산을 이미 처분했다"며 "한국내에서 론스타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만큼 사업을 철수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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