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프리뷰)금리인상 논쟁 다시보기

하정민 기자I 2004.07.16 16:11:19
[edaily 하정민기자] 16일 뉴욕 주식시장은 6월 소비자물가(CPI) 발표를 기다리며 숨죽이고 있다. 어닝 시즌을 맞아 기업 실적에 쏠렸던 투자자들의 눈은 다시 물가와 금리인상으로 돌아왔다. 최근 미국 경제성장 둔화 조짐이 보이고 있지만 금리인상과 인플레 압력 논란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는 점에서 6월 CPI가 갖는 의미를 짐작할 수 있다. 일단 월가는 6월 소비자물가가 예상을 벗어나는 급등세를 나타내지 않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이 69명의 이코노미스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6월 CPI가 전월비 0.2% 상승할 것으로 점쳤다. 5월 0.6% 상승보다 크게 둔화한 수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의 경우 5월과 동일한 0.2% 상승을 예상했다. 시장참가자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것은 근원 CPI의 예상 밖 상승이다. 근원 CPI가 0.2% 보다 높게 나온다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신중한(measured)` 금리인상 공약에 대한 불안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설사 물가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한다고 해도 고민은 남는다. 최근 연준 관계자들의 인플레 우려 언급이 부쩍 잦아졌기 때문이다. 공개시장위원회(FOMC) 투표권을 갖고 있는 수잔 비에스 연준 이사는 이날 시카고에서 인플레이션 압력 증가에 따른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비에스 이사는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며 "연준은 인플레 압력 증가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적절한 대응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맥티어 달러스 연방은행 총재 역시 최근 "지난 2~3개월간 인플레이션이 우리 예상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며 "앞으로 몇 달 동안에도 이같은 기조가 유지된다면 연준은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경제전문가들도 경기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리인상 기조는 변함이 없다고 평가하고 있다. 연쇄 금리인상을 점치는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에 대해 낙관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리만브라더스의 드루 매터스 이코노미스트는 "전일 발표된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와 필라델피아 연준 지수가 예상치를 상회함에 따라 최근 미국 경제가 일시적 멈춤 상태에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며 "미국 경제는 앞으로 더 전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터스는 14일에도 "6월 소매판매 부진이 향후 소비심리 악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리핀큐빅스티븐&톰슨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브라이언 웨스버리 역시 "6월 생산자물가가 하락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은 오히려 커졌다"며 "연준이 실질 연방기금금리를 마이너스 상태로 유지한다면 물가 상승 압력은 향후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머니에 따르면 미국의 핵심 도매물가는 지난 6개월간 전년비 2.5% 상승했다. 최근 3개월 동안에는 2.9%로 더 많이 뛰었다. 지난해 전체로 핵심 도매물가 상승률은 1.8%에 불과하다. 6월 산업생산, ISM 지수 등 몇몇 지표가 안 좋다고 해서 인플레 압력마저 줄어든 것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반론도 존재한다. 팩트&오피니언이코노믹스의 로버트 브루스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유가 상승이 촉발한 인플레 압력은 궁극적으로 소멸할 것"이라며 미국 경제가 아직도 디플레이션 위험을 내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 글로벌 주식담당 헤드 데이비드 바우어스도 "세계 경제가 정점을 지났다는 확실한 증거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바다건너 유럽에서도 6월 인플레이션 지표가 나온다. 장 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기자회견도 기다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소비자물가 외에 7월 미시간대 소비자신뢰지수 예비치가 발표된다. 한편 시카고상업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주요 주가지수 선물은 일제히 오름세다. 한국시각 오후 4시8분 현재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선물은 2.60포인트, 나스닥 지수선물은 5.50포인트씩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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