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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LCC는 한 척에 약 200만배럴의 원유를 운반할 수 있는 초대형 유조선이다. 최근 중동~아시아 노선 운임은 하루 120만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그리스 해운사 다이나콤이 보유한 비교적 최신 VLCC 한 척은 즉시 인도 조건으로 2억달러에 매각됐다. 역대 최고 수준의 거래가격이다. 오는 10월 인도 예정인 또 다른 선박도 1억6900만달러에 거래됐다. 유조선 자산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3분의 1 상승했다.
수요를 끌어올린 핵심 요인은 중동 국영 석유회사들의 자체 선단 확보 움직임이다. 과거 이들은 대부분 외부 선주로부터 선박을 용선해왔지만, 최근에는 호르무즈 해협과 같은 고위험 지역에서 원유 수출을 직접 통제하기 위해 선박 매입에 나서고 있다.
해운 컨설팅업체 드류리에 따르면 아랍에미리트(UAE) 국영 에너지기업 애드녹은 최근 두 달간 최소 6척의 VLCC를 매입했다. 쿠웨이트 국영 석유회사와 이라크산 원유 운송을 위한 매수자들도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박 중개업체 브레마는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는 선령보다 얼마나 빨리 새 선주에게 인도할 수 있는지가 가격을 좌우하고 있다”며 “선령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놀라울 정도로 작아졌다”고 분석했다.
높은 운임 덕분에 선박 매입 비용을 빠르게 회수할 수 있다는 점도 매수세를 부추기고 있다. 벨기에 해운사 CMB테크의 알렉산더 사베리스 최고경영자(CEO)는 “6개월 동안 1억달러의 운송비를 절감할 수 있다면 1억7500만달러에 선박을 매입하더라도 실질적으로는 7500만달러에 사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선사 시노코도 올해 초 약 60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매입했다. 트라피구라 등 글로벌 원자재 트레이딩 업체들도 운송 통제력과 마진 방어를 위해 VLCC 매입에 나섰다.
다만 시장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이 재개방될 경우 운임과 선박 가격이 급락할 가능성도 있다. 현재 상당수 선주들이 사상 최고 수준의 운임을 누리기 위해 선박 매각을 미루고 있어 매물 부족이 가격 상승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운임이 향후 조정을 받더라도 과거 평균보다는 구조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법무법인 왓슨 팔리 앤 윌리엄스의 글로벌 해운 부문 대표 조지 마체라스는 “운임이 하루 20만 유로 수준으로 조정된다고 해도 여전히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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