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간암 치료제인 소라페닙·렌바티닙의 내성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방법이 제시됐다.
아주대병원 소화기내과 조효정·은정우 교수팀은 간암 치료제인 소라페닙·렌바티닙의 내성을 극복하고, 항암제의 치료효과를 높이는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고 밝혔다.
간암의 치료방법은 수술, 색전술 그리고 약물치료로, 수술이 어려운 진행성 간암 환자의 경우 간암의 진행을 억제하는 1차 전신 치료제로 소라페닙, 렌바티닙과 같은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 및 면역항암제를 사용한다. 하지만 소라페닙과 렌바티닙 사용시, 내성으로 인해 진행성 간암 환자의 10~20%에서만 치료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문제였다.
연구팀은 간암세포 주변의 암 관련 섬유아세포가 간암세포의 성장을 돕고, 항암제에 대한 저항성을 유발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점에 착안해, 이들 간암 섬유아세포가 소라페닙·렌바티닙의 내성 유발에 미치는 영향과 기전을 밝히고자 했다.
그 결과 간암 섬유아세포에서 분비하는 ‘SPP1’이란 물질이 간암세포 표면의 인테그린과 결합해 종양 활성 경로인 RAF/ERK/STAT3 및 PI3K/AKT/mTOR 신호를 활성화시킴으로써 항암제 내성을 유발시키는 것을 입증했다. 또한 간암 섬유아세포 유래 SPP1이 간암세포의 전이와 침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피중간엽 전이를 촉진하는 것을 확인했다.
실제로 이러한 SPP1에 대한 억제제를 병용 투여시, SPP1로 인해 유발한 소라페닙·렌바티닙 항암제에 대한 내성 및 상피중간엽 전이가 억제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소라페닙 및 렌바티닙 치료 후 혈액 내 SPP1 발현이 높은 환자들이 발현이 낮은 환자들에 비해 전체 생존 기간 및 무진행 질병 생존 기간이 짧은 것을 확인함으로써, ‘혈액 내 SPP1 발현 정도’가 치료 반응 및 예후를 예측하는 혈액 바이오마커로 사용할 수 있음을 최초로 규명한 연구라는 데 의의가 있다.
연구팀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이번 연구결과를 종양생물학분야의 세계적 권위지인 ‘Cancer communications’ 4월호에 게재했다.
조효정 교수는 “소라페닙과 렌바티닙은 다양한 암 활성 경로를 억제하는 효과로 진행성 간암 환자의 주된 표적치료제로 사용하고 있지만, 내성으로 인해 많은 환자에서 치료반응이 없는 문제를 해결코자 이번 연구를 시행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 결과 항암 치료제의 내성, 간암세포의 전이 및 침습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SPP1이 간암 섬유아세포로부터 분비되는 것을 확인했다. SPP1 억제제 등을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 연구중심병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주관 우수신진연구자지원사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간질환 및 정상군 특성화 인체자원 서브네트워크 구축사업을 수행하는 아주대병원 인체자원은행에서 간암 환자의 조직 및 혈액 자원을 분양받아 진행했다.
논문 제목은 ‘Cancer-associated fibroblast-derived secreted phosphoprotein 1 contributes to resistance of hepatocellular carcinoma to sorafenib and lenvatinib(간암의 소라페닙 및 렌바티닙 내성 발생에 간암 섬유아세포 유래 SPP1이 기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