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차기 금통위원 후보에 장용성 교수·박춘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상보)

최정희 기자I 2023.04.05 11:21:57

주상영·박기영 위원 20일 임기 만료
대통령 승인만 거치면 바로 금통위원으로 임명
금통위원 7명 모두 서울대 출신으로 채워져
금리 올릴대로 올린 금통위, ''비둘기'' 성향 강해질까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한국은행은 차기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후보로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박춘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이 추천됐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이달 20일 임기가 만료되는 주상영·박기영 금통위원의 자리를 이어 받아 금통위원직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금통위 7명의 위원들이 전원 서울대 출신으로 채워지게 됐다.

한은에 따르면 장용성 서울대 교수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천으로, 박춘섭 사무총장은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추천으로 금통위원으로 내정됐다. 금통위원직은 대통령 승인을 거쳐 최종 임명되며 발령 즉시 금통위원으로 근무하게 된다.

장용성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장용성 교수는 1966년생으로 서울대 경제학 학사와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미국 로체스터대 대학원 경제학 박사를 지냈다. 미국 연방준비은행에서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를 지냈고 현재까지 연준의 롱텀 컨설턴트(Long-term Consultant)로서 활동하고 있다. 장 교수는 미국 펜실베니아대 경제학과 조교수를 시작으로 학계에 입문했으며 현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겸 서울대 금융경제연구원장을 지내고 있다.

장 교수는 노동시장을 경제학과 연관시키는 활동을 주로 해온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에 따라 금통위원으로서 노동경제학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이 기대된다.

그는 작년 2월 ‘생산, 고용, 물가 관계의 변화’라는 논문에서 물가가 오르는데 실업률이 낮아지기는커녕 오히려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고 평가했다. 1990년대까지 필립스 곡선이 약하게나마 유지됐지만 2000년대 들어선 성립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즉, 유가 상승 등 공급 충격이 커지면 물가, 고용이 동시에 악화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 장 교수는 당시 전기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 억제 등으로 물가 지표에 실제 물가 상황이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자가주거비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꼽았다.

장 교수는 경제학계에서 손 꼽히는 인물로 한은 안팎에서 금통위원으로 추천되기 이전부터 ‘적임자’로 평가받았다. 그는 윤석열 정부 들어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 분과장으로 활동하며 윤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도도 높을 전망이다. 또 ‘2025 세계경제학자 대회’ 준비위원장을 맡아 대회 유치를 성사시키기도 했다.

박춘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
금융위원장 추천으로 금통위원 후보에 오른 박춘섭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은 ‘정통 예산맨’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1960년생으로 대전고를 졸업한 후 서울대 무역학 학사, 영국 맨체스터대 경제학 석사를 지냈다. 행정고시 31회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그는 기획예산처, 기획재정부 예산 분야에서 주로 활동했다. 기재부 경제예산심의관, 예산총괄심의관, 예산실장을 거쳐 조달청장을 지낸 후 2018년 퇴직했다가 다시 작년부턴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을 지내고 있다.

과거에도 금통위원에 ‘예산맨’이 선임되는 경우가 있었다. 2012년에 임명됐던 정해방 금통위원은 경제기획원, 재정경제원, 기획예산처 등에서 오랜 기간 예산을 담당해왔다.

장용성 교수, 박춘섭 사무총장이 차기 금통위원으로 임명될 경우 7명 금통위원 모두가 서울대 출신으로 채워지게 될 전망이다. 특히 이창용 총재를 비롯해 이승헌 부총재, 조윤제, 서영경, 신성환, 장용성 금통위원 모두가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이다.

차기 금통위원으로 금통위가 구성될 경우 금통위 성향이 어떻게 조정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한은이 2021년 8월부터 1년 반 동안 기준금리를 3%포인트나 올리면서 금리 인상 종료기가 어느 정도 마무리됐다는 점에서 비둘기 성향이 강해질 가능성도 높다. 정부 관료 출신인 박춘섭 후보가 비둘기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게 평가된다. 장용성 교수는 학자 출신인만큼 중도 매파 성향이 강할 수도 있지만 국민경제자문회의 거시경제 분과장을 맡았던 점에서 물가상승률이 어느 정도 안정된 이후에는 빠르게 비둘기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전망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