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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물류센터 노조 측은 지난 23일부터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건물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8월부터 △물류센터 내 냉난방기기 설치 △유급 휴게시간 부여 △임금 인상 등 노동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내용의 교섭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요구안을 묵살했다고 주장했다.
현재도 쿠팡 본사가 위치한 건물 1층 로비에는 매트, 손피켓 등이 놓여 있고 점거 농성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사측에선 최근 보디캠 등을 착용한 인원들을 투입, 감시하고 있단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사측은 최근 송파경찰서에 민주노총 소속 간부와 조합원 등 총 9명을 업무방해죄, 공동건조물침입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노조는 본사 로비 점거 농성이 쟁의권이 있는 노조가 할 수 있는 적법한 투쟁이라고 주장했다. 박상길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지난 8개월간 교섭에서 쿠팡은 노조 측 요구안에 단 한 번도 입장을 표명한 적이 없다”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절차를 모두 거쳤고 최종적으로 쟁의에 나선 것인데 사측 역시 성실히 교섭에 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마 후 폭염이 예고돼 쿠팡이 빠른 조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최민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활동가는 “실내에서 적정한 온·습도를 유지하고 일할 만한 환경을 만드는 것은 사업주의 의무”라며 “그동안 쿠팡은 혹한기에는 혹한기 사고,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는 집단감염 등을 반복해오며 안전보건 정책의 미비를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최 활동가는 “쿠팡이 제대로 협상하고, 기본을 갖춘 노동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측에서 고소 당한 동탄물류센터의 정동헌 분회장은 “장마철 후 진짜 폭염이 시작되면 현장의 온도는 35~36도에 육박할 텐데, 여전히 현장 노동자들은 쓰러질 것을 걱정하며 식염과 포도당을 먹으며 일하는 수밖에 없다”며 “고소를 당했다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회사가 성실한 교섭에 나설 때까지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
한편 쿠팡의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측은 혹서기 관리를 위해 이동식 에어컨, 서큘레이터 등을 설치하고 온열질환 예방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