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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중 신동빈, 롯데 경영권 방어 성공…형제간 분쟁 사실상 '끝'

함지현 기자I 2018.06.29 11:40:33

日롯데, 신동빈 해임안 부결…악재 속 신뢰 재확인
5번째 ''반란'' 신동주, 사실상 지지기반 상실
한일 ''원톱'' 유지…지배구조 개편 탄력

신동빈(왼쪽)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사진=이데일리DB)
[이데일리 송주오 함지현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주주들의 두터운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9일 개최한 정기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이사직 해임안건을 부결했다. 구속수감 중인 탓에 신 회장이 처음으로 직접 참석하지 못한 가운데 열린 주총에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 신 회장의 그룹 내 지배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신 회장 해임을 주도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사실상 마지막 기회인 ‘반란’이 실패로 끝나면서 지지 기반을 완전히 잃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동빈, 구속수감 중에도 日 경영진 신뢰 재확인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9시 개최한 정기 주총에서 △잉여금 배당 △이사 3명 선임 △감사 1명 선임 등 회사가 제안한 5개 안건을 과반수 찬성으로 승인했다. 롯데홀딩스는 광윤사(지분율 28.1%), 종업원 지주회(27.8%), 관계사(13.9%) 등으로 구성됐다.

이날 주총의 관심은 신 전 부회장이 직접 제안한 안건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4월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을 해임하고 자신을 이사로 신규 선임하라는 내용의 주주 제안을 제출했다.

하지만 주총 결과 해당 안건은 모두 부결됐다. 신 전 부회장의 ‘반란’이 또 다시 무위로 돌아간 셈이다.

반면 이번 결과로 신 회장은 한국과 일본 롯데그룹에서의 굳건한 입지를 재입증했다. 구속된 상태로 처음으로 주총에 참석하지 못했음에도 일본 주주들이 신 회장에게 신뢰를 보냈기 때문이다.

주총을 앞두고 신 회장 측은 불안감을 숨기지 못했다. 롯데홀딩스 주총 불참이 처음인 데다 해임안이 상정돼 있는 상황에서 주주들을 직접 만날 기회를 잡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앞서 형인 신 전 부회장과의 네 차례 표 대결에서 신 회장은 주주들과 일일이 만나 경영 비전을 제시하고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롯데 경영 성과까지 보태지면서 표 대결에서 신 전 부회장을 물리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표 대결을 앞두고는 주주들과 접촉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런 틈을 타고 신 전 부회장이 주주들 설득 작업에 나서면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신 회장은 최측근인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선택했다. 황 부회장을 통해 주주들에게 자신에 대한 지지와 비전을 제시하도록 했다. 황 부회장은 신 회장의 메시지가 담긴 서신을 롯데홀딩스 경영진에 전달했고 이날 주총에서 의장이 이를 대독했다. 직접 만나진 못하지만 메시지를 주주들에게 알림으로써 확고한 경영 의지를 나타내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신 회장의 선택은 ‘신의 한수’로 최상의 결과를 가져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한국롯데는 신 회장이 부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일본롯데 주주들이 다시 한 번 지지를 보내준 것에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며 “어려운 현 상황이 빨리 극복돼 한일 롯데의 경영이 불안정해지는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5번째 ‘반란’도 무위로…신동주, 사실상 기반 상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신 전 부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신 회장의 부재라는 ‘절호의 기회’인 상황에서도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한 달에 한 번꼴로 대규모 자금을 지원해 온 에스디제이에도 지난 2월 22일 이후 네 달이 넘도록 자금 투입을 중단할 정도로 사실상 한국에서의 경영권 분쟁에서는 손을 놓은 채 일본 활동에만 전념해왔다.

그러나 지난 1980년대부터 약 30년간 일본 롯데 경영에 참여하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경영권 분쟁을 주도하며 롯데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는 점에 실망한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들과 임직원들의 마음을 돌리진 못했다.

신 전 부회장은 경영권 확보를 위한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신 전 부회장 측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지금까지 해 온 활동을 계속 이어나가겠다는 입장”이라며 “다만 조만간 뭘 하겠다고 구체적으로 정해진 내용은 아직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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