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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등위 규제강화, 불똥 어디까지 튈까

정태선 기자I 2003.11.07 16:30:38

게임포털 `빨간불`..불확실성 당분간 지속

[edaily 정태선기자]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가 NHN(035420) 플레너스(037150) 네오위즈(042420) 등 게임포털들이 운영하고 있는 사이버머니 간접충전의 금액과 횟수, 불법성인사이트와의 연계 여부 등을 강력히 규제하겠다고 나섬에 따라 게임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영등위의 규제강도에 따라 게임업계 매출 비중이 높은 포커, 고스톱 등 웹보드게임 사업의 기반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당분간 `불확실성`은 지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등위 강력 규제 방침=영등위는 사이버머니의 간접충전방식 자체는 합법적인 것으로 인정해 줬지만 직접충전방식이나 다름없는 게임운영방식에 대해선 `이용불가` 등의 등급심의를 통해 규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이템 구매 등으로 충전할 수 있는 사이버머니의 간접충전방식이 일부 게임포털에서 직접 돈을 지불하고 충전하는 것과 다름없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 영등위의 지적이다. 이같은 충전방식은 고스톱 포커 등의 웹보드 게임의 도박성을 높여 사회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 특히 간접충전을 하기 위해서 불법 성인물 사이트에 유료로 들어가도록 유도하는 일부 사이트는 강력히 규제해 나갈 것이라고 영등위는 밝혔다. 영등위는 규제하는 기관이 아니라 게임의 내용에 따라 등급심의를 담당하는 곳이지만 등급심의 결과에 따라 업계 미치는 파장이 큰 만큼 사실상 `강력한 규제`를 실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되고 있다. ◇업계, 피해 우려 긴장=영등위는 지난달말까지 게임업체들에게 재심의를 받을 때 사이버머니의 간접충전 금액과 횟수를 자율적으로 제한, 등급심의 때 함께 제출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그러나 게임업계는 영등위의 자세한 가이드라인(지침)이 없는 상태에서 스스로 제한선을 정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 게임물에 대해 재심의를 받으라는 영등위 방침에 날짜를 지키지 못한 것도 업체들끼리 눈치를 보는 탓이다. NHN은 이번주 부랴부랴 등급심의를 신청했고 네오위즈와 플레너스도 가능한 조속한 시일내에 등급심의를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네오위즈는 "불법 성인사이트와 연계해 운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다만 지금까지도 보수적으로 운영해 왔던 간접충전의 금액과 횟수 제한을 어떤 식으로 또 다시 개선해야 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레너스 게임사업부 넷마블은 "영등위의 가이드라인이 어떤 것인지 파악해 규제내용에 맞게 간접충전에 대해 수정해 나갈 방침"이라며 "게임의 종류와 갯수가 많아 등급심의 신청에 시간이 다소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각 게임포털들은 영등위의 데드라인이 어디까지인지 의중을 파악하기에 분주하다. ◇불확실성 당분간 지속=영등위는 등급심의기관으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고 이를 어길 경우 규제를 하는 기관이 아니다. 따라서 문제가 되는 사이버머니의 간접충전 금액이나 횟수에 대해 업체들의 요구와는 달리 영등위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업계는 `이심전심`이나 `눈치보기`의 대응을 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다. 경쟁업체들과 상대적인 평가를 통해 간접충전방식의 금액이나 횟수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추거나 영등위의 규제강도나 방향이 어느 선인지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알아보는 수밖에 없다. 영등위의 뚜렷한 기준없는 규제제방식과 업계의 눈치보기식 대응은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며 향후 전개될 방향을 더욱 가름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영등위가 칼을 뽑아든 만큼, 업계는 어떤 업체가 먼저 철퇴를 맞을 것인지 긴장된 가운데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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