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수익률 하락..금리인상 논란에 심리 요동(마감)

하정민 기자I 2002.08.29 17:06:00
[edaily 하정민기자] 29일 채권수익률이 소폭 하락했다.(채권가격 상승) 국고3년 2-4호는 전일대비 3bp 낮은 5.51%, 2-1호는 5bp 낮은 5.47%로 마감했다. 통안2년 8월1일물은 7bp 낮은 5.42%, 8월23일물은 5.43%으로 마쳤다. 국고5년 2-8호는 2bp 낮은 6.00%, 2-2호는 4bp 낮은 5.97%로 마감했다. 이날 채권시장은 한바탕 홍역을 치렀고 투자심리는 매우 불안정했다. 박 승 한은총재의 발언에 이어 나온 일부 언론의 보도와 이에 대한 해석이 채권시장에 강한 충격을 줬다. 한 조찬강연에서 박승 총재는 "부동산가격이 안정되지않을 경우 한국은행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으로 콜금리 인상에 두려움을 갖고 있던 차에 한 언론이 "정부, 금리인상 검토"라고 보도하면서 국채선물 시장을 중심으로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다. 하락출발했던 채권수익률은 단숨에 낙폭을 좁혔다. 재경부와 한국은행이 잇따라 "콜금리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나섰지만 어수선하긴 마찬가지. 투자자들은 총재 발언의 의미를 해석하느라 적극적인 매매를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오후에는 오늘밤 미 2분기 GDP와 내일 아침 8월 소비자물가를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해 매매가 활발하지않았다. 한때 710선대로 밀렸던 종합주가지수가 상승반전하면서 수익률 하락 시도가 재차 제한받았다. 이 때 대형 투자기관의 매수설로 1년6개월~2년물짜리 통안채권이 각광받기도했다. 증권업협회가 고시한 최종호가는 국고3년이 전일대비 3bp 낮은 5.53%, 통안2년이 6bp 낮은 5.43%, 국고5년이 1bp 낮은 6.00%, 회사채3년 AA-급이 2bp 낮은 6.36%, BBB-급이 1bp 낮은 10.17%다. ◇시황 이날 채권수익률은 국채선물 개장 전부터 하락출발했다. 국고3년 2-1호는 전일대비 4bp 낮은 5.48%에 체결됐다. 지난밤 노텔의 실적악화로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미국 주식시장과 채권수익률이 큰 폭 하락했기 때문. 종합주가지수는 개장 후 단숨에 720선대로 밀렸다. 통안채 및 국고채 경과물을 중심으로 일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채권수익률은 추가하락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 언론이 "정부, 금리인상 신중검토"라고 보도하면서 시장심리는 요동치기 시작했다. 국채선물에서 시장가주문이 나오면서 가격이 10틱 가까이 하락한 것. 국고3년 2-1호나 2-4호는 단숨에 2bp 정도 올랐다. 한때 5.98%에도 거래됐던 국고5년 2-8호도 6.00% 부근으로 상승했다. 재경부와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검토하지 않고있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충격은 쉽사리 가라앉지않았다. 채권수익률은 오후장 초반까지 극심한 소강상태를 나타냈다. 호가제시도 매우 뜸했다. 오후 9월 국채발행 계획 및 내일 발표될 소비자물가를 확인하고 매매를 하겠다는 심리가 대부분이었다. 이 틈을 비집고 통안채가 각광받기 시작했다. 대형 투자기관들이 1년6개월~2년물짜리 단기채권에 관심을 보이면서 오전장 5.44% 부근에서 거래되던 통안2년은 5.42%대로 떨어졌다. 금리 방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변동위험에 비교적 적게 노출된 단기채가 안전하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종합주가지수가 종료직전 반등하면서 국고3년 2-4호는 결국 변화없이 5.51%로 마감했다. ◇`박승 효과` 일파만파..해석도 분분 박 총재는 "부동산 가격급등을 금리나 통화로 접근하면 무차별적으로 적용되므로 조심스럽다"는 말도 분명히 했다. `미국 더블딥 가능성과 국내증시 침체`도 당장 금리인상으로 대응할 수 없도록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집값 및 경상수지 악화 요인이 `저금리`에 근거하고 있음을 인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는 분명히 보냈다. 이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은 엇갈린다. 당장 대응하진 않아도 부동산가격 급등세가 멈추지않으면 결국에는 `콜금리 인상` 이란 칼을 뺄 것이라는 의견과 부동산 가격보다는 주가방향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맞부딪혔다. 채권시장이 박 총재의 발언에 과민반응하고 있다는 의견도, 어찌됐든 투자심리를 냉각시켰으므로 시장에는 악재라는 평가도 나왔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금리로 부동산 값을 잡겠다는 것이 다소 억지가 있지만 우리나라의 특수한 상황을 감안할 때 다른 대응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세무조사 약발이 안 먹힌 지 오래고 주택구입자의 절반 이상이 대출로 집을 산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리 인상을 통해 `잡는 시늉`이라도 하는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매니저는 "총재의 말 마따나 주가 회복이 안 된 상황에서 콜금리 인상을 단행하기가 쉽지않을 것"이라며 "설사 인상을 한다해도 9월이 아닌 대선을 앞두고 유동성이 증가하기 시작하는 11~12월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단기물 각광..심리는 여전히 `혼조` 투신권 한 매니저는 "연금 매수가 아니더라도 1년6개월짜리 채권이 현 상황에서 가장 매력적일 수 밖에 없다"며 "시장 심리가 잘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국고3년은 하락해도 5.4%에 걸릴 것이란 생각에 일부 차익실현이나 매도를 한 후 투자채권을 찾아보면 1.5년~2년물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년물은 절대금리가 너무 낮고 장기물은 부담스럽다는 것. 1년6개월물의 경우 일드커브 상에서도 메리트가 있어 부담없이 살 수 있다는 의견이다. 한편 미 2분기 GDP와 8월 소비자물가는 선반영됐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다른 관계자는 "물가 위협은 그간 금리 상승기간 동안 상당부분 반영됐다"며 "전월대비 0.5~0.6% 상승이면 선반영으로 해석하고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0.4%나 0.7%이 나오면 잠시 혼란이 있겠지만 단타성 재료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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