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뇌하수체의 양성 신생물(D35.2) 환자는 2021년 3만3,503명에서 2025년 4만3,363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2025년 여성 환자는 2만8,493명으로 전체의 65.7%를 차지해 남성 환자 1만4,870명보다 약 1.9배 많았다.
뇌하수체 종양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고 서서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발견이 늦어질 수 있다. 따라서 두통이나 시야 이상, 호르몬 변화와 관련된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외과 변준호 교수가 말하는 뇌하수체 종양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 증상 다양해 놓치기 쉬운 ‘뇌하수체 종양 ... 반복되는 두통·시야 흐림 살펴야
뇌하수체는 뇌 아래쪽에 위치한 작은 내분비기관으로, 성장과 대사, 생식 기능 등에 관여하는 여러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한다. 뇌하수체 종양은 이곳에 비정상적인 세포가 자라면서 발생하며 대부분 양성이지만, 종양의 크기와 호르몬 분비 여부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종양이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하거나 정상적인 호르몬 분비를 방해하면 생리불순, 유즙 분비, 성기능 저하, 피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종양이 커지면 두통도 발생할 수 있으며, 시신경을 압박할 경우 시야가 흐려지거나 좁아지는 등 시야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변화는 서서히 진행돼 다른 질환과 감별이 쉽지 않아 관련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 뚜렷한 원인 없지만 여성 발생률 더 높아
뇌하수체 종양은 대부분 뚜렷한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일부는 다발성내분비종양증과 같은 유전성 질환과 관련돼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다수는 특별한 가족력 없이 발생한다. 현재까지 일상생활에서 피할 수 있는 명확한 위험요인도 알려져 있지 않다.
뇌하수체 종양 환자 중 여성 비중이 높은 데에는 가장 흔한 기능성 종양인 프로락틴종이 여성에서 상대적으로 많이 진단되는 점이 일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은 프로락틴이 과다 분비되면 생리불순이나 무월경, 임신·수유와 관계없는 유즙 분비, 난임 등 비교적 알아차리기 쉬운 증상이 나타나 조기에 검사를 받는 경우가 많다. 반면 남성은 성욕 저하나 성기능 장애를 지나치기 쉬워 진단이 늦어지고, 종양이 커진 뒤 두통이나 시야장애로 발견되기도 한다.
◇ 미세종양부터 기능성 종양까지… 다양한 뇌하수체 종양
뇌하수체 종양은 크기에 따라 1㎝ 미만인 미세종양과 1㎝ 이상인 종양으로 구분한다. 이는 종양의 크기를 기준으로 한 분류로, 크기가 크다고 해서 악성 종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미세선종은 증상 없이 건강검진 등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하지만, 호르몬을 과도하게 분비하는 경우에는 크기가 작아도 뚜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종양이 큰경우 종양이 자라면서 시신경이나 정상 뇌하수체 조직 등 주변 구조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호르몬 분비 여부에 따라서는 기능성 종양과 비기능성 종양으로 나뉜다. 기능성 종양에는 프로락틴을 분비하는 프로락틴종을 비롯해 성장호르몬 분비 종양, 부신피질자극호르몬 분비 종양 등이 있으며, 분비되는 호르몬의 종류에 따라 질환의 양상이 달라진다. 비기능성 종양은 임상적으로 뚜렷한 호르몬 과다 분비를 일으키지 않는 종양으로, 비교적 크기가 커진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종양이 정상 뇌하수체를 압박하면 오히려 호르몬 분비가 감소해 피로감이나 생식 기능 저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 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 방향 결정
뇌하수체 종양이 의심되면 혈액검사로 호르몬 이상을 확인하고, 뇌 자기공명영상검사(MRI)로 종양의 크기와 위치, 시신경 등 주변 신경·조직과의 관계를 살핀다. 종양이 시신경이나 시교차에 인접해 있거나 시야 이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시야검사를 추가로 시행한다.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호르몬 분비 상태와 종양의 크기·성장 양상, 주변 신경 압박 여부, 정상 뇌하수체 기능 등을 종합해 경과 관찰이나 약물치료, 수술 등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종양이 주변 신경을 압박해 시야장애 등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키거나, 추적관찰에서 크기가 점차 커지는 경우, 호르몬 과다 분비가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한다. 수술은 대부분 콧속으로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삽입해 종양을 제거하는 ’내시경 경접형동 수술‘로 시행한다. 머리나 얼굴 피부를 절개하지 않아 외부 흉터가 남지 않고, 정상 뇌 조직의 손상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술 후 종양이 일부 남아 있거나 재발한 경우에는 수술 후 종양이 일부 남아 있거나 재발한 경우에는 감마나이프를 비롯한 방사선치료를 시행하고, 필요한 경우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 뚜렷한 예방법 없어 ... 지속되는 증상 놓치지 말아야
뇌하수체 종양은 대부분 발생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현재까지 알려진 예방법은 없다. 따라서 일상에서 나타나는 증상과 변화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되는 두통이나 시야 흐림, 생리불순, 원인 모를 유즙 분비, 손발이나 얼굴의 변화 등 관련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한 피로나 노화 현상으로 넘기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신경외과 변준호 교수는 “뇌하수체 종양은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진단 시점에 따라 시신경과 뇌하수체 기능을 얼마나 보존할 수 있는지가 달라질 수 있다”며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의의 진료를 서둘러 종양의 크기와 호르몬 이상 여부를 정확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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