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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확인했을 때 B씨는 당시 기저귀만 3개를 덧대어 착용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중 맨 안쪽 기저귀는 대소변으로 이미 더러워져 있었다.
B씨는 상태가 호전되는 듯 했으나 결국 병원에서 2개월만에 사망했다. 사인은 요로감염으로 인한 패혈증이었다.
당초 기저귀 3개를 목격한 A씨가 기저귀 관리에 대해 요양원에 항의하자 병원 측은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사과를 한 직원은 돌연 해고된 후 연락이 닿지 않았고 B씨가 위독해지자 대표 C씨가 책임을 부인하고 나섰다.
또 평소 배회 성향이 강할 정도로 거동에 문제가 없던 아버지가 입원 당시 발이 차가웠던 이유에 대해 묻자 요양원 측은 “할아버지가 기력이 없어 낙상 위험 때문에 입소 이튿날부터 휠체어 생활을 했다”는 답변을 내놨다.
A씨는 결국 위와 같은 정황들을 바탕으로 충북도 노인전문 보호기관에 학대 의심 신고를 넣었다.
조사 결과 요양원 측에서 보호자 동의 없이 신체 억제대를 활용해 B씨를 휠체어에 결박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시의 추가조사에서 요양원측이 내부 폐쇄회로(CC)TV 기록을 삭제한 정황도 발견됐다.
이뿐 아니라 A씨가 요양원에 대한 고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입수한 투약 기록지에서는 B씨가 매일 먹어야 하는 당뇨, 혈압약이 일주일간 누락된 사실도 확인됐다.
A씨는 “요양원이 입소 기간 내내 아버지가 적응 기간이라는 이유로 가족의 면회를 거부했다”면서 “표현도 잘 못하시고 전화도 받으실 줄 모르시는 분인데, 활동량도 많으셨던 분이 휠체어에 묶여서 어떤 생활을 했을지 상상만 해도 괴롭다”고 심정을 말했다.
그러면서 “당뇨·혈압약을 1주일간 드시지 못한 것도 사인과 무관치 않다고 본다”면서 “그렇게 면역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오염된 기저귀를 차고 계셨으니 패혈증까지 오신 것 같다”고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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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A씨 측은 일반적인 대소변량을 받아낼 수 있게 만들어진 기저귀를 여러 겹 사용한 것은 기저귀를 갈아주는 것이 귀찮았기 때문이고, 오염된 기저귀를 차고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아버지가 요로감염에 걸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C씨는 “B씨를 휠체어에 태운 뒤 보호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억제대를 사용한 것은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낙상 위험 때문에 식사 시간에만 착용시켰다”고 말했다. 또 “CCTV 영상이 없는 것은 배전 문제로 건물에 정전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A씨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없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확인 조정 신청을 법원에 낸 상태다.
A씨는 지난 18일 경찰에 노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대표 C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C씨를 불러 조사한 뒤 필요하다면 증거자료 확보를 위한 강제수사에도 나설 것”이라며 “요양원 측의 관리 부실과 C씨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에 대해서도 의사 자문을 받아 규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