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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임시휴업… '먹튀' 영어 키즈카페, 피해자 집단행동 예고

이수빈 기자I 2022.05.04 12:00:00

''크레빌'', 지난달 21일 갑자기 휴업 통보
"휴업 공지한 11일까지 임의 조치 어려워"
선결제 방식에 피해자 다수… 고소 등 움직임
"구체적 사기 등 혐의 발견시 공동소송"

[이데일리 이수빈 기자] 지난달 갑작스러운 휴업 통지를 남기고 문을 닫은 영어 키즈카페 ‘크레빌’의 피해자들이 고소장을 접수하는 등 단체 움직임에 나설 조짐이다. 이들은 임시휴업이 종료되는 오는 11일까지 제대로 된 해명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집단소송 등에 나설 계획이다.

3일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크레빌’ 파미에스테이션점 앞의 휴업 안내문(사진=이수빈 기자)
3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초경찰서는 크레빌의 운영사인 ‘키즈팩토리’ 대표 한모씨에 대한 피해자들의 고소장을 다수 접수 받아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서초서 관계자는 “서초뿐만이 아니라 전국 경찰서에 피해 사례가 접수되고 있어 한 경찰서가 책임 수사관서로 지정되거나, 사건이 이송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크레빌’은 전국 15곳에 지점을 둔 영어 키즈카페로, 유명 백화점 등에 입점해 이용객을 모아왔다. 50시간, 100시간, 200시간 등 시간 단위의 ‘바우처’를 먼저 결제한 후 시간을 차감하는 방식으로 운영했고, 다양한 영어 학습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지난달 21일 갑작스럽게 ‘휴업’을 통지하는 문자를 남기고 문을 닫았다. 크레빌은 당시 고객들에 “작년 말부터 이어진 경영난으로 인해 약 3주간 임시 휴업 조치를 하게 됐다”며 “빠른 시일 내에 다시 찾아뵐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문자 알림을 보냈지만 이후 조치는 알리지 않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들은 카카오톡 오픈채팅 등에서 피해 사례를 모으고 있으며, 오픈채팅방에 모여 있는 전체 피해자만 750여명에 달한다.

지난달 26일 한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하러 서초서를 찾은 학부모 A씨는 “서초 반포점의 크레빌 ‘파미에스테이션점’의 피해자임을 인증하고 대화방에 참여 중인 피해자만 175명, 총 피해 금액은 4억원에 육박한다”며 “많은 이들이 모여서 소장을 접수하면 무엇이라도 해주지 않을까 싶어 경찰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폐업 아닌 휴업 상태에서 한씨가 연락두절되면서 문제 해결은 더 어려워지는 형국이다. 크레빌 파미에스테이션점이 입점한 업체 관계자는 “휴업 관련해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면서도 “크레빌이 운영 재개를 약속한 오는 11일 이전까지는 임의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했다. 폐업 아닌 휴업 상태라 한국소비자원도 당장 쓸 수 있는 조치가 없어 난감한 입장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업체와 연락이 돼야 소비자의 피해구제를 논의할 수 있는데 연락이 끊긴 상태면 해결이 어렵다”며 “현재는 크레빌이 입점한 유통사 통해서 피해구제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피해자들은 휴업 마지막일로 공지된 오는 11일 이후 추이를 보고 집단소송 등 추가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박영생 법무법인 정진 변호사는 “임시휴업 통지 이후 사실상 연락이 안되고, 정황상 휴업 상태가 기약 없이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높아보인다”며 “민사적으로 선납금 반환 청구소송, 가압류 등을 우선 고려하고, 이후 사기나 횡령 등 구체적인 혐의점이 드러나면 집단 형사 조치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달 28일에는 크레빌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한씨의 사과문이 올라온 상태다. 한씨는 “회사 임원이 크레빌이 입주한 일부 대형몰, 시공업체에 알선 수재 및 배임 행위를 해왔다”며 “해당 임원이 잘못을 덮기 위해 크레빌에 대한 근거 없는 비방을 했고 이로 인해 투자금 지급이 미뤄져 자금 상황이 어려워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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