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특허청과 각 카드사에 따르면 7개 전업계 카드사가 2015~2017년 등록을 마친 특허 수는 총 20건에 그쳤다. 다행히도 연도별로 보면 2015년 5건, 2016년 6건, 2017년 9건으로 점차 늘어나는 추세는 감지됐다.
카드사별로는 업계 1위 신한카드(8건)가 특허 등록도 가장 많았다. 이어 삼성카드·우리카드(3건), 국민카드·하나카드·롯데카드(2건), 현대카드(0건) 순이었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1건 등록을 끝내 체면치레했다.
주제별로 나눠보니 역시 애플리케이션(앱), 가맹점 결제, 고객 추출, 포인트 관리 등 최근 결제시장 화두와 맞닿아 있었다. 예컨대, 신한카드는 △앱 카드 등록을 위한 인증 시스템 △오프라인 가맹점에서의 소액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 및 서버의 동작 방법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스템 및 방법 등의 특허를 보유했다.
이색적인 특허의 경우 하나카드가 출원해 심사 끝에 등록을 마친 신용카드 서비스 기반 게임 방법 및 시스템과 국민카드가 등록한 플랫폼 카드, 이를 이용한 구간별 서비스 제공시스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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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들이 기술 개발을 등한시하는 태도는 비씨카드와 비교하면 두드러졌다. 비씨카드는 같은 기간 31건에 달하는 특허를 특허청에 등록했다. 다른 7개사 총합보다 10건 이상 많은 수치다.
더욱이 신한·국민·하나·우리 등 은행계 카드사가 확보한 특허(15건)는 같은 기간 계열사인 은행들(67건)과 견주면 반의반도 미치지 못했다.
업계에선 비씨카드가 결제 프로세싱 업무를 위탁받는 특수성을 고려해야 하고 덩치가 큰 은행들과 직접 비교는 가혹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물론 특허 출원부터 등록까지 대략 1~2년 걸리고 특허 건수를 핀테크와 디지털금융의 측정하는 유일한 지표일 순 없다. 하지만 각 사 대표들이 신년사나 주주총회에서 ‘디지털’ ‘핀테크’를 강조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전문가들은 단기 성과에 파묻혀 마케팅에 집중하기보다 지금이라도 기술력을 키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재연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카드사들이 그간 매입 업무를 밴(VAN)사에 맡기며 기술 축적에 소홀한 측면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핀테크업체와 협력하거나 직접 기술을 확보해 활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