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성인남성 10명 중 8명이 연인에게 폭력적인 행동을 해봤다고 답했다. 또 연인을 거칠게 미는 등 신체적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는 남성도 10명 중 2명이나 됐다.
16일 한국형사정책연구원 홍영오 연구위원이 쓴 ‘성인의 데이트폭력 가해요인’ 논문에 따르면 19세부터 59세까지 성인남성 2000명 중 1593(79.7%)명이 교제 중인 여자 친구에게 한 번이라도 폭력을 행사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중 가장 높은 비율의 폭력은 연인을 가족 또는 친구로부터 고립되게 하거나 핸드폰·이메일을 점검하는 ‘통제행동’이었다. 조사대상자 중 71.7%(1433명)가 여자친구에게 통제행동을 했다고 답했다. 욕을 하거나 위협을 느낄 정도로 고함을 지르는 심리·정서적 폭력을 행사해봤다는 비율도 36.6%(732명)나 됐다.
신체적 폭력을 행사했다는 응답도 22.4%(448명)에 달했다. 신체적 폭력 유형 중에는 팔을 비틀거나 꼬집는 행동(12.8%·256명)이 가장 많았다. 뺨을 때리거나(7.2%), 발로 차거나(6.2%), 벨트 등으로 때린 적이 있다(5.4%)는 응답도 있었다.
성추행(37.9%·758명) 및 성폭력(17.5%·350명) 비율도 높게 나타났다. 성폭력 가해자 중 연인이 원하지 않은 성관계 동영상이나 나체 사진을 찍을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 5.4%(108명)이나 됐다. 또 성관계를 위해 흉기를 사용한 적이 있다는 비율도 4.5%(90명)나 됐다.
홍 연구위원은 “가해 경험 중 행동통제의 비율이 높다는 것은 남성들이 이를 폭력으로 인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가부장적 태도가 많은 남성에게 남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또 “폭력은 어떤 상황에서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교육이 어린 시절부터 이뤄져야 한다”며 “성장기 어린 시절의 피해 경험이나 부모의 폭력을 목격한 경험, 경계선 성격장애가 가해 행동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어린이나 청소년에 대한 관심과 적절한 지원대책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