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기능조정]'부실' 해외자원개발 석유·광물公, 통폐합 안 한다

최훈길 기자I 2016.06.14 12:00:00

부실 정리·효율화 등 조직 슬림화 수준 기능조정 추진
해외자원개발 공기업 기능 축소, 민간기업 활성화 방향
산업부 "성공불융자 지원, 자산매각 구체안 6월중 발표"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저유가, 해외자원개발 부진으로 부채가 심각한 석유공사, 광물자원공사, 가스공사 등의 통폐합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부실 자산을 정리하고 기능을 축소하는 ‘조직 슬림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2016년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이 같은 내용의 에너지 분야 기능조정 방안을 발표했다. 이는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에 따라 추진된 것으로 기재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지난 13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의결됐다.

정부는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경우 기관 통폐합 분야에 넣지 않고 ‘부실 정리 및 비핵심업무 축소’, ‘기능 효율화’ 쪽으로 정리했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석유·광물공사 폐지를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자원개발 역량을 위축시키지 않고 가는 게 중요한 목표다. 민간 쪽 해외자원개발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산업부의 ‘해외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방안’ 연구용역에서 제시한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통폐합 대안 등은 수용되지 않은 셈이다.

정부는 석유·가스공사의 경우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핵심자산 위주로 개편하고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광물공사의 경우 △해외자원개발의 단계적 축소 △유관기관과 광물비축·광물산업 지원 기능의 통합 △해외자원개발·광물비축·광물산업지원별 책임사업부제 도입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석유·광물공사의 경우 신속한 재무구조 개선 및 경영정상화를 위해 조직·인력 축소 등 자구노력을 시행하도록 했다. 저유가, 무리한 해외자원개발로 지난해 부채비율이 광물자원공사는 6905%, 석유공사는 453%, 가스공사는 321%에 달했다.

산업부는 이달 중으로 구체적인 해외자원개발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하반기에 세부 실행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기능개편, 해외자산 매각 범위·규모, 성공불융자 지원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내부적으로는 석유공사의 자원개발 기능을 가스공사로 이관해 유사중복 기능을 조정하는 방안 등을 고려 중이다.

채 실장은 “성공불융자 예산 편성, 민간이 석유·가스공사와 협력해 해외 진출, 민간 투자 활성화 방안을 추가적으로 발표하겠다”며 “매각하려는 비핵심자산 자산 일부가 확정돼 있지만 석유공사의 자산을 가스공사에 넘기는 건 아직 없다. 헐값 매각을 방지하고 자산을 효율적으로 구조조정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대우가 해외자원개발사업 운영권을 가진 미얀마 가스전 해상플랫폼 모습. 저유가, 해외자원개발 사업 부진으로 포스코대우 이외에는 민간기업 대다수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사진=최훈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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