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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여교사 "빚갚게 스승의 날 선물해"..정신불안 추정

뉴시스 기자I 2012.05.14 16:25:02

교육당국 담임 배제·정신과 치료 조치 예정

[광주=뉴시스] 정신적 불안 상태로 추정되는 현직 초등학교 여교사가 스승의날 퇴직 기념식을 하겠다며 학생들에게 금품을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당국은 이 여교사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사태 진화에 나섰으나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까지 동요하고 있다.

14일 광주시교육청에 따르면 광주 B초등학교 담임교사인 A(28·여)씨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카페에 최근 자신의 퇴직 기념파티를 하겠다고 공지했다.

A씨는 글을 통해 "여러분 앞에서 떳떳하고 솔직한 교사가 되기 위해 처음 약속한대로 스승의 날인 5월15일 퇴직 기념식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문제는 A씨가 퇴직 기념파티를 이유로 학생들에게 금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A씨는 "지금 교원공제회에 빚이 4400여 만원이 있다. 퇴직하면 바로 갚아야 한다. 퇴직할 것이니 돈이나 물건 모두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각종 기관이나 기업, 개인의 후원을 받는 방법도 있다"며 금품 제공을 독려했다.

A씨는 학생들에게 기념파티 장소로 프로야구 롯데의 홈구장이 있는 부산과 세계박람회가 열리고 있는 전남 여수를 제안했다.

또 A씨는 "몰래 준비하는 깜짝파티는 싫다. 세상은 항상 기대 이하였다"며 "선생님 취향이 아닌 부분은 고칠 수 있게 게시판을 통해 진행과정을 보여달라"고 요구했다.

A씨의 글이 올라오자 일부 학생들은 참가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으며 일부 학부모는 "충격적이다. 마음을 바꿔달라"는 답글을 올렸다.

A씨는 지난 12일에도 스승의 날 선물 구입을 위해 학생들을 학교 운동장에 모이도록 했으나 학교측이 진화에 나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씨는 최근 공직사회의 부조리를 말하겠다며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의 면담을 요구하다 이뤄지지 않자 교육청 장학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자살하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와의 연락이 두절되자 교육청은 지난 13일 A씨의 정신상태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경찰과 119에 위치추적까지 요청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발생했다.

다행히 A씨는 B초등학교 교장과 연락이 닿아 이날 중 면담을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광주시교육청도 A씨를 담임교사에서 배제시키는 한편 보호받을 수 있는 가족이 없는 점을 감안해 정신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할 방침이다.

B초등학교 교장은 "A 교사가 평소 담임을 맡고 있는 학생들에게 상당한 교육열을 보여왔는데 최근 들어 갑자기 이상 증세를 보여 안타깝다"며 "A 교사의 퇴직 기념파티와 관련해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동요하지 말 것을 공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장은 "A 교사가 주장한 공직비리라는 것은 학교 건물 노후화 등 사소한 문제"라며 "신경이 예민해 뜻대로 되지 않은 부분을 과대 포장한 것 같다"고 말했다.

2008년 임용된 A씨는 자신을 ''수능 1등급, 광주교대 13등, 광주임용고시 4등''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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