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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퀀텀점프]리테일 강자 키움, 非리테일로 뛰어들다

하수정 기자I 2011.04.18 14:34:03

[창간기획 코리아 3.0 : 제6부]
IB 조직 라인업 구축..PI 4개팀 확대개편 투자 본격화
키움증권 인도네시아 곧 출범..아세안 추가 진출 모색
스마트폰 주식거래금액 석 달만에 업계 최고

[이데일리 하수정 기자] 한 증권사 임원에게 "가장 신경쓰이는 경쟁사가 어느 곳인가"라고 물었다.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순위 다툼을 하고 있는 A사도,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스타 경영진이 있는 B사도, 인수합병(M&A)이 거론되고 있는 C증권사도 아니었다. 바로 키움증권(039490)이었다.

자타공인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선도주자인 대신증권은 지난 2월 초저가 온라인 수수료를 들고 나오며 키움증권이 잠식한 저가 브로커리지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계열은행을 갖고 있어 상대적으로 탄탄한 영업망을 갖춘 하나대투증권은 최근 0.06%짜리 최저 보수의 온라인 전용펀드를 내놨다. 키움증권의 최저 보수 펀드보다 0.01%포인트 싸게 말이다.

왜 그들은 그들보다 `배경`이 약하고 점포 하나 없는 키움증권을 의식하는 것일까.

국내 증권사에게 브로커리지는 아직까지 가장 큰 먹거리이다. 그들은 키움이 단숨에 그 시장을 10% 넘게 점령한 저력을 봤다. 그리고 키움증권은 그 자리를 5년 넘게 지키고 있다. 이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 `저가 수수료=키움` 공식 아직은 통하는데...

지난 2월 말 대신증권이 은행연계계좌 온라인 수수료를 제로마진에 가까운 0.011%의 수수료를 내놨을때,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였다. 키움증권, 동양종금증권 등의 온라인 수수료 0.015%보다 0.006%포인트나 낮았다.

대신증권의 `겁나게 싼` 수수료 런칭이후 키움증권이 지난 2006년 이후 수성해오던 온라인 리테일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쏟아졌다.

그러나 키움증권의 일평균 신규 계좌 수는 다른 증권사의 수수료 인하 여부와 상관 없이 꾸준히 증가했고, 최근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키움증권 계좌를 여는 개인 투자자들이 더 많아졌다.

▲ 키움증권 월별 일평균 계좌 수 추이
키움증권의 일평균 신규 계좌 수는 지난 1월 1080개에서 2월 1110개, 3월 1110개, 4월(12일 기준) 1175개를 기록했다.

이미 사람들 머리 속에는 `저가 수수료=키움`이라는 공식이 자리잡았다. HTS는 빠른 매매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개미`들에게는 키움증권 계좌를 트는 것이 당연시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인구 증가율은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고 브로커리지 성장률 역시 한계에 부딪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너도 나도 뛰어들은 저가 주식매매 수수료 시장에서 언제까지 1위를 지킬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키움증권이 비(非)리테일 시장으로 확장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은 "올해부터 투자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종합적인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기 위한 준비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IB· PI 조직 확대..자산관리 `레디, 고!`

키움증권은 최근 투자은행(IB) 업무를 강화하기 위해 조직을 개편했다. IB사업본부 내 기업금융팀을 1,2팀으로 확대하고 투자금융팀, 구조화금융팀 등 IB업무 전반에 관한 라인업을 구축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기업금융 2팀에 기업공개(IPO)를 주특기로 하는 인력을 7명 배치하고 IPO 주관 업무를 사실상 재개할 방침이다. 올해 IPO 목표는 5개.

자기자본투자(PI)의 경우 2010년회계연도에 영업이익이 50%이상 상승했다. 이에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이달부터 기존 PI단일 팀을 파생상품운용팀, 주식운용팀, AI(대체투자)팀, 채권운용팀 등 4개팀으로 확대개편했다.

권 사장은 "IB, PI 부문은 역량을 갖춘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한편 투자 규모를 점차 늘려나갈 예정"이라며 말했다.

자산관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준비도 마쳤다. 지난해 말 키움자산운용을 설립하고 상품 라인업 구축에 들어갔다.

현재 온라인 펀드몰을 통한 펀드 판매에서 나아가 키움증권 만의 특성을 살린 온라인 기반 자산관리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

지난해 7월에는 장외파생금융상품 투자매매업 겸영 인가를 획득하고 주가연계증권(ELS), 주식워런트증권(ELW) 시장에도 진출했다. 신규 수익원을 창출하기 위한 이익 구조 다변화 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 인도네시아 리테일 1위 꿈꾼다

키움증권이 지난해 6월 인수한 인도네시아 동서증권은 조만간 `키움증권 인도네시아`로 간판을 바꿔 달 예정이다.

동서증권은 자산 65억원, 당기순이익 7억원 규모로 현지 증권사 120개 중 45~50위권 수준이지만 2008년 전세계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지속적인 흑자를 냈던 나름 알짜 증권사.

키움증권은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키움이 잘 할 수 있는 브로커리지 시장을 먼저 개척해나갈 계획이다. 목표는 현지 리테일 1등.

이를 위해 `인도네시아판 영웅문(HTS)`을 개발해 6월 내에 공개할 계획이다. 아직까지 인도네시아 현지 주식시장이 우리나라보다 기술력이나 마케팅면에서 뒤쳐져 있는 것을 감안하면, 한국 수준의 IT와 서비스를 적용하면 충분히 승산있다는 계산이다.

키움증권은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아세안(ASEAN) 등 이머징 국가 진출 꾸준히 타진할 예정이다.

◇ 디지털 컨버젼스 시대, 기능으로 승부

하나의 기기에 모든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되는 디지털 컨버젼스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지난 해 초부터 증권업계는 스마트폰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했다.

키움증권은 좀 늦었다. 지난해 8월 말 안드로이드용 어플리케이션 `영웅문S`를 런칭하고 9월 아이폰용 어플리케이션을 출시했다.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3개월여만에 스마트폰 증권 거래 시장에서 업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지난해 스마트폰 거래대금 2조1000억원으로 미래에셋과 비슷한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과거 모바일 거래와 큰 차별성을 느끼지 못했던 스마트폰 주식거래 투자자들이 스마트폰의 특성을 반영한 다양한 기능과 편의성을 지닌 시스템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라는 게 키움증권의 설명이다.

키움증권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영웅문S`에 이어 올초 아이패드용 전용 주식거래 서비스 `영웅문T`를 출시했다.

키움증권은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주도하는 새로운 투자환경에서 `기능`을 최우선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수수료 인하 경쟁과 선심성 이벤트로는 오래 살 수 없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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