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의학전문기자] 직장암 치료의 축이 지난 15년 사이 ‘수술 후 방사선치료’에서 ‘수술 전 치료’로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최소침습수술 비율도 크게 늘었고, 환자들의 생존 성적도 함께 좋아졌다.
건국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장정윤 교수 연구팀은 2008년부터 2022년까지 완치 목적으로 치료받은 비전이성 직장암 환자 6,314명의 진료 기록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삼성서울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들이며, 장정윤 교수는 건국대병원 소속 연구자로 논문 제1저자를 맡았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Cancer’에 실렸다.
연구팀은 15년을 3년 단위 다섯 구간(2008~2010년, 2011~2013년, 2014~2016년, 2017~2019년, 2020~2022년)으로 나눠 치료 방식과 생존 성적의 변화를 비교했다.
수술 전 방사선치료나 항암방사선치료를 받은 뒤 수술한 환자 비율은 2008~2010년 25.5%에서 2020~2022년 42.4%로 늘었다. 반대로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 가운데 수술 후 보조 방사선치료를 받은 비율은 같은 기간 40.0%에서 9.4%로 줄었다. 치료 순서의 중심이 수술 후에서 수술 전으로 옮겨간 것이다.
수술받은 환자 중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을 포함한 최소침습수술 비율도 44.5%에서 91.0%로 늘었다. 세기조절방사선치료(정상 조직에 닿는 방사선량을 줄이면서 종양에는 방사선을 정밀하게 조사하는 방사선치료 기법)와 카페시타빈(경구용 항암제 성분) 기반 항암치료의 활용도 함께 늘었다.
연구 대상 환자 전체의 5년 생존율은 87.6%였다. 시기가 지날수록 생존 성적도 꾸준히 개선됐다. 나이·성별이 같은 일반 인구와 비교했을 때 사망 위험이 얼마나 높은지 보여주는 표준화사망비(SMR)도 15년 사이 낮아졌다. SMR이 1보다 크면 일반 인구보다 사망 위험이 높다는 뜻이다. 이 값이 연구 초반 구간(2008~2010년) 5.57에서 최근 구간(2020~2022년) 3.33으로 줄어, 일반 인구와의 사망 위험 격차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장정윤 교수는 “6,000명이 넘는 환자의 장기간 진료 기록을 통해 치료 전략의 변화와 생존 성적을 함께 살펴봤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수술 전 치료와 최소침습수술 확대 등 실제 진료 변화와 함께 생존 성적이 개선되는 흐름이 확인된 만큼, 환자 상태에 맞춘 다학제적 치료 전략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특정 치료법의 효과를 직접 증명한 임상시험이 아니라 실제 진료 기록을 분석한 관찰연구라고 설명했다. 치료법 선택이 환자의 병기나 전신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번에 확인된 치료 방식과 생존 성적의 변화 역시 인과관계라기보다 15년간 함께 나타난 하나의 흐름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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